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일은 운명처럼 찾아올 때가 있다. 특히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일이야말로 운명적이지 않을까. 8월 22일 개봉하는 ‘나만 없어 고양이’는 인간과 고양이의 만남 속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옴니버스 영화다. 4가지 이야기에 등장하는 고양이 그리고 인간의 이야기가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전파하면서도 가슴 먹먹하게 만들어준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반려동물 사건사고도 많아지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교육, 사랑이 필요할 때가 아닐 수 없다. ‘나만 없어 고양이’는 애묘인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사랑이, 복댕이, 수연이, 순자, 이 네 마리 고양이들은 집사들에게 단순히 동물이 아닌 하나의 고귀한 생명체로 여겨진다.

집사들은 남자친구와의 이별, 회사의 퇴사통보 등을 겪고 동생과 세상을 떠난 아내를 찾는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겪을 상황들에 고양이들이 집사들 곁에서 위로해준다. 영화는 고양이를 단순히 애완동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가족’ 그 자체였다. 반려동물 관련 영화들이 동물들을 보호와 관찰의 대상으로 바라봤다면 ‘나만 없어 고양이’는 극영화로서 고양이를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과 떼어놓을 수 없는 가족으로 봤기 때문이다.

‘베일리 어게인’ ‘꼬마 돼지 베이브’ 등 할리우드 동물 극영화처럼 ‘나만 없어 고양이’의 매력은 고양이를 출연시켜 다큐멘터리 느낌을 완전히 지웠다는 것이다. 고양이들이 하나의 캐릭터가 된 듯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보는 이들의 이질감을 없앤다. 고양이 배우 잭슨(사랑이), 디스코(복댕이), 페퍼(수연이) 나루토(순자)를 캐스팅한 게 신의 한 수였다.

영화는 고양이와 집사의 만남을 ‘행운’이라고 말한다. 위기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게 해주며 복을 불러다주고 평생 곁에 있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고양이에게 맡긴다. 이는 우리가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바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양이에게 의지하는 집사들의 모습에서 사랑이, 복댕이, 수연이, 순자는 사람들과 거리가 먼 존재가 아니게 된다.

연예계 애묘인으로 알려진 김희철의 내레이션도 눈에 띈다. 그는 에피소드 1에서 고양이 사랑이의 목소리를 책임졌다. 애묘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김희철은 사랑이의 마음을 읽어낸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사랑이가 점프할 때 내는 감탄사마저 소화하며 김희철이 곧 사랑이로 변한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나만 없어 고양이’의 4가지 에피소드에는 희로애락이 다 담겨있다. 또한 남녀노소 집사들을 내세워 보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누구나 애묘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모든 사람이 고양이에게 사랑을 주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영화는 말해준다. 애묘인 관객뿐만 아니라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나만 없어 고양이’는 마음 정화되는 영화가 될 수 있다. 올여름 ‘나만 없어 고양이’가 관객들에게 힐링을 선사할 것이다. 러닝타임 1시간 37분, 전체 관람가, 8월 22일 개봉.

사진=‘나만 없어 고양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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