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중 도주한 한과장의 진술서에서 의심되는 부분이 발견됐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7년 만에 드러난 해남 암수살인 사건을 재조명했다. 피해자는 당시 22세 김씨. 피의자 박사장, 한과장, 임사장은 서로 엇갈린 진술을 내놓았다. 같이 일하던 동업자를 죽인 건 박사장이라는 한과장의 진술. 하지만 박사장은 한과장이 죽이고 시체까지 묻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모든 죄가 박사장에게 몰렸을 때 한과장은 경찰에 출석하지 않고 사라졌다.

세 사람이 일한 곳은 언뜻 보면 의류업체로 보였지만 이와 전혀 관련없었다. 경찰은 부동산 사기하는 일당들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그들의 일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피해자가 이들로부터 받아야할 수수료를 받지 못하자 매일 돈을 독촉하며 행패를 부렸다고 했다.

이에 박사장이 수면제를 커피에 타고 피해자 김씨에게 줬다. 피해자는 기절했고 임사장과 한과장은 충격을 받았다. 임사장은 자리를 피했고 박사장과 한과장만 자리에 남았다. 그때부터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렸다. 한과장은 “박사장이 피해자를 ‘완전히 보내야겠다’고 말한 뒤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때 아무 생각도 못했다. 갑작스러웠고 겁이났다. 평소 박사장이 무서워서 만류할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제보자는 “한과장이 유도를 했다. 그런데 박사장 앞에서는 깽깽거렸다. 박사장이 싸움꾼이라는 것이었다”고 한과장의 말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박사장의 진술은 달랐다. 박사장은 “제가 수면제를 먹였다고 하니 한과장이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피해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몸을 붙잡았을 뿐이라며 목을 조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가 손목 인대를 다친 적이 있어 힘을 주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박사장은 피해자가 임사장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박사장은 진술에서도 임사장을 사랑한다는 글을 남겼다. 임사장은 이런 이유 때문에 박사장이 피해자를 죽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박사장이 피해자를 죽일 계획을 벌였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시신을 수습하는 상황에서 한과장에게 존댓말을 사용한 박사장의 행동을 봤을 때 노련하게 상황을 처리하고 머릿속으로 살인을 시뮬레이션했을 거라고 판단했다.

대질심문조사에서도 박사장과 한과장의 진술은 엇갈렸다. 서로 피해자의 목을 조른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대질조사를 한 다음날 사체가 없어서 검사가 불구속을 요청한 것이었다. 그 이후 한과장이 도주를 해버렸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한과장의 어머니 역시 제작진에게 한과장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밝혔다. 한과장 어머니는 살인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벌레도 잡지 못하는 애가 사람을 죽여요? 그런 애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감정을 폭발했다.

전문가들은 한과장이 지금까지 말한 것에 신빙성이 무너질 가능성이 보여 도주했을 거라고 추측했다. 한과장의 진술을 보면 박사장에 대한 호칭이 변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사망 경위를 적을 때 ‘박사장님’이라고 했지만 나중엔 그냥 이름으로 썼다. 전문가들은 이게 박사장을 살인의 주범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의심스러운 부분은 또 있었다. 한과장이 진술서를 쓰면서 내용을 추가로 적거나 전에 썼던 걸 삭제한 것이었다. 스스로 사건에 연루돼 있음을 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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