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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우리집' 윤가은 감독 "'우리들' 배우 총출동, 하나의 세계 이루고 싶었어요"

①에 이어서...

‘우리들’이 친구들의 갈등을 다뤘다면 윤가은 감독은 ‘우리집’에 가족간의 갈등을 집어넣었다. 이 가족 문제를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직접 해결하려고 나선다. ‘우리 집은 내가 지킨다’는 목표 하에 세 아이들은 하나가 돼 다양한 일들을 펼친다. 그중 하나는 빈 박스로 종이집을 만드는 것이다. 종이집엔 아이들의 걱정, 바람 등이 모두 담겼다. 블록버스터 못지 않은 아이들의 미션 해결이 어떻게 끝나게 될지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높인다.

“빈 상자로 집을 만드는 것은 유미(김시아)한테 취미 하나 심어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어요. 유미는 동생 유진이와 계속 이사 다녀야 해서 물건 수납하는 게 일상이지 않았을까. 집안의 분위기로 인해 유진이가 상자로 무언가를 만드는 재능이 생겼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나(김나연)는 가족들에게 밥을 해주니 유미도 이런 재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처음엔 종이집을 만들 때 쌓는 방법으로 계획하지 않았어요. 시나리오에 ‘종이집을 만든다’라고 썼을 뿐인데 많은 스태프가 상자를 쌓는 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게 아이들이 힘을 합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바라봤어요. 상자로 집을 만드는 게 이들이 가족 갈등으로 겪는 감정들을 해소하기 위한 출구로 보여지고 싶었어요.”

“‘우리집’을 어떻게 끝내야할지 고민 많이 했어요. 가족 문제를 아이들이 해결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결말은 쉽게 해결 안 되더라고요. 가족마다 집 분위가 상황은 늘 다르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이 아이들에게 자유를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자기 삶을 잘 사는 시작이지 않나. 하나의 꿈은 다 같이 밥을 먹는 거예요. 한번만이라도 다 같이 밥먹는 자리를 만들려고 하나가 진심을 다해 밥을 차질죠. 하나에게 성취를 주고 싶은 저의 바람이 엔딩에 고스란히 담겼어요.”

윤가은 감독은 아역배우들과 작업해 아역배우 촬영수칙을 잘 지키려고 한다. 마치 봉준호 감독이 표준근로계약을 지키는 것과 닮았다. 윤가은 감독의 철학은 확실했다. 아이들이 주가 되는 영화이며 이들이 잘 연기해야 영화가 제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촬영수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노력은 아역배우들을 그저 어린 아이가 아닌 어른과 동등한 대상으로 만들어줬다. ‘우리들’ 배우들이 윤가은 감독을 믿고 ‘우리집’에 출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 싶다.

“아역배우 촬영수칙을 굉장히 잘 지키려고 했지만 못 지킨 부분도 분명이 있어요. 솔직히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요. 저희 제작진은 아역배우분들과 ‘동료’거든요. 당연히 서로 동등하게 대해야 하죠. 어린이라고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것을 ‘우리들’ 때 느꼈어요. 다시는 실수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저도 어른이어서 그런지 까먹게 되더라고요. 아역배우분들도 영화라는 게 목표를 보고 완주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어른들의 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것도 잘 인식하고 있죠. 제작진은 물론 영화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촬영수칙을 신경 써주시니 이를 공유하기가 수월해지더라고요. 앞으로도 촬영수칙을 잘 지킬 거예요.”

“이번 영화에 ‘우리들’ 배우들이 총출동했어요. 저의 사심이 담겼죠.(웃음) 처음부터 ‘우리들’ 배우들을 ‘우리집’에 출연시킬 계획은 아니었어요. 도서관에서 봉사하는 선배, 찬(안지호)의 여자친구 등 한번 나오고 사라지는 단역들이잖아요. 단역들이 영화에서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우리들’과 ‘우리집’의 정서를 이어 하나의 세계를 만들려고 했죠. ‘우리들’ 지아(설혜인), 보라(이서연)가 잘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선(최수인)의 가족이 모두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죠. 영화를 잘 보시면 ‘우리들’ 캐릭터들이 했던 팔찌를 ‘우리집’에서도 다 하고 있어요. 이들이 여전히 잘 지내면서 우정을 쌓고 있다는 보시는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해요.”

‘우리들’과 ‘우리집’, 윤가은 감독은 이제 단 두 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그가 보여줄 ‘우리’ 세계는 아직 출발선에 서 있다. 첫 장편영화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윤가은 감독이 ‘우리’ 유니버스를 꿈꾸고 있다. 관객들에게 전할 어린 아이들의 이야기가 많다는 그가 ‘우리집’ 이후 어떤 스토리를 가지고 관객들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할지 기대가 된다.

“‘우리들’ 때 함께했던 장혜진 배우가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잖아요. 가끔 뵙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우리집’을 재미있게 봐주셨더라고요. 봉준호 감독님도 마찬가지셨어요. ‘우리들’을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우리집’도 잘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분들의 응원이 저한테 큰 에너지가 돼요. 저는 예술독립영화를 연출하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이야기로 대중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이야기가 어렵지 않잖아요?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을 겪었고 충분히 관객분들도 공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이야기를 관객분들과 더 많이 나누고 싶어요.”

“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우리’ 유니버스가 가능해진다면 제 이야기는 물론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도 해보고 싶어요. 아직 말하지 못한 스토리가 정말 많거든요. 저도 이 세계를 넓힐 의지가 있다는 걸 스스로 확인했어요. 앞으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좀 더 사람들이 보편적이면서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거예요. 여성들의 이야기에도 관심 많아요.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우리집’ 이후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에디터 박경희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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