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염식’이 식이요법 대세로 떠올랐다.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무작정 소금을 피하거나, 저염식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소금 자체는 생명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과한 소금섭취는 ‘독’이 맞다. 하지만 저염식이 도리어 더 건강에 위험한 이들도 있다.

 

소금, 없어선 안 될 필수 요소

일정량의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우리 몸의 노폐물 배출을 돕고, 체액의 양을 조절한다. 체중 60kg인 사람의 경우, 몸 안에 70~80g의 나트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체내 나트륨 농도가 이보다 낮으면 식욕감퇴·무기력함·피로감 등이 생긴다.

땀을 많이 흘려 나트륨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면 현기증이 나거나 탈진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하루 2000mg의 나트륨(소금 5g) 섭취를 권장한다. 물론 소금을 일부러 과도하게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2015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3871mg으로, WHO 권고 섭취량의 2배 정도로 많다.

 

‣ 심장병 환자... 나트륨↓ 심근경색↑

심장병 환자에게 저염식은 좋지 않다. 나트륨 섭취가 부족할 경우 혈액량이 줄어들고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연구팀 심장병 환자 2만8880명을 7년간 분석한 결과, 하루 나트륨 배출량이 8g 이상인 그룹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그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그룹은 하루 나트륨 배출량이 2g 미만인 그룹이었다. 사망률이 가장 낮은 그룹은 하루 나트륨 배출량이 4~6g인 그룹이었다. 짜게 먹는 건 나쁘지만, 일부러 저염식하는 것도 건강을 해친다는 방증이다.

나트륨은 체액의 양을 조절한다. 나트륨 섭취가 적으면 몸에서 체액 양을 잘 조절하지 못해 혈액 양이 줄어들게 된다. 나트륨이 부족하면,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않을 수 있어 심장병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 고혈압 환자... 고지혈증 위험 高

고혈압 환자는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압이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않으면서 저염식만 하는 건 위험하다. 브라질 상파울로대학 연구팀이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는 고혈압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나트륨 섭취를 1.38g으로 제한한 결과, 고지혈증의 지표인 혈중 지방단백질 수치가 올라갔다. 이는 나트륨 섭취를 3.68g으로 많이 먹은 그룹과 비슷한 결과였다.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g이다. 나트륨은 혈액 속에 있는 지방이 필요한 곳으로 옮겨가도록 돕는데, 섭취를 적게 하면 지방이 제대로 옮겨가지 못해 고지혈증 위험이 높아진다. 결국 극단적으로 나트륨을 줄인 저염식을 하는 것도 건강에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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