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실상 구강액션의 선구자는 성동일이 아닐까. 성동일은 일부 작품들에서 속사포처럼 뱉어내는 대사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발음으로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하지만 ‘탐정: 리턴즈’,  드라마 ‘트랩’ 등 최근들어 유난히 몸 쓰는 연기가 많아졌다.

“그 전에는 입으로 액션을 다 했는데 어쩌다 갑자기 액션신들이 늘어나는지. 근데 나이 먹었다고, 몸이 안 좋다고 할 게 아니라 ‘나이 더 먹기 전에 주먹질이라도 해보자’ 해서 하다보니까 스스로 몸 관리도 하게 되고 괜찮은 거 같아요. 그래야 술도 더 잘 마실 수 있고요. 운동하고 일하고 언제 해보겠어요. 지금도 하루에 7km는 무조건 뛰어요. ‘변신’ 찍을 때는 숙소에 아예 운동기구를 장기렌탈해서 가져다 놓고 운동을 했어요. 안 그러면 이제 현장에서 못 견디겠어요. 예전에는 몸에 힘주고 폼잡으려고 운동들을 많이 했는데, 요즘 후배들을 보면 자기관리가 상당해요. ‘런닝맨’ 가서 배성우, 김종국 다 운동 이야기만 했어요”

한 해에 영화와 드라마를 2~3작품씩 소화하며 ‘열일’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성동일의 작품을 본 경우가 드물었다. 집에 TV가 없기도 하지만, 전체관람가 작품이 많지 않다보니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본인이 출연한 영화를 보여주기도 힘들다고. ‘아빠! 어디가?’ 출연 당시 엄하고 보수적인 아빠로 느껴졌다는 이야기에 성동일은 그저 웃어보였다.

“애들이 마지막으로 본 제 출연작은 ‘미스터 고’에요. 누구보다 많이 영화, 뮤지컬을 보는 거 같아요. 집사람이 애들 데리고 전시나 뮤지컬을 많이 봐요. 공연은 어떻게든 한달에 2~3번은 데리고 나가서 보여주더라고요. 저도 쉬는 날은 같이 가구요. TV는 아예 없어요. 국가대표 대항전 할 때는 잠깐 케이블을 연결해요. 애들이 왜 올림픽을 컴퓨터로 보냐고 하더라고요(웃음). 집에 전세계 게임은 다 있어요. 최소한의 약속은 있죠.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해야 한다던가. 애들이 할 걸 다 끝내놓으면 자기들 시간이에요. 여행을 가자고 하면 가고, 외식을 하자고 하면 가고, 게임한다고 하면 하게 해줘요”

짧지 않은 연기경력, 그리고 무엇보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경계없이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그에게 해외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실제 ‘미스터 고’의 경우 국내보다 중화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성동일은 연기의 본질에 집중했다.

“한국말로 30몇년을 해도 잘 못하는데 남의 말을 어떻게 하겠어요. 그리고 배우가 언어가 안되는데 가서 할 게 없지 않을까요. 배우로서 가서 뭔가를 해야하는데 하나의 장치나 소품으로 가서 만족도를 얼마나 느끼겠어요. 하다못해 중국만 해도 우리랑 정서적으로 엄청 차이가 있잖아요. 그 나라 배경의 꽃보다도 못할텐데요”

끝으로 김홍선 감독과 ‘변신’ 이후 또다시 작품을 할 계획이 있는지를 물었다. 김홍선 감독이 매 작품마다 성동일의 전혀 다른 얼굴을 스크린에 펼쳐놓고 있으니 기대가 모아질 법도 했다. 성동일은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뛰어넘어 인간적인 신뢰를 전했다.

“이미 하나 하자고 이야기는 했어요. 내가 말대꾸가 없어서 좋아할 거에요. 나를 잘 아는 감독이기 때문에, 그걸 나를 위하는데 쓸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김홍선 감독이랑 작업을 하면 인상을 안 써서 좋아요. 금전거래가 없어서 그런가?(웃음). 둘다 성격이 A형이고 극소심이라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편이에요. 나도 술먹자는 이야기는 잘하지만 ‘너 나쁜 놈이야’ 말하는건 몇날며칠 고민을 해요. 둘이서는 그냥 투정이 없어요 봐야죠”

사진=(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