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별기획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12일 밤 첫 방송됐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 등 유력 대선주자 5명의 인성, 가치관, 역량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직접 확인하는 면접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이날 아나운서 박선영이 MC를 맡고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 철학자 강신주, 소설가 김진명, 대학교수이자 비평가 진중권, 작가 허지웅이 면접관으로 나섰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시작으로 16일까지 5일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첫 주자였던 문재인 편은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13일 네이버 블로그에 “반응이 여러 측면에서 뜨겁다. 일단 지적하시는 점 모두 다 이해가 된다. 사실 저 역시 이 ‘국민면접’이라는 포맷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은 ‘말 그대로 면접이다. 토론이 아니다. 질문을 던져서 그 지원자가 어떻게 답하나. 이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박근혜 시대를 확실히 보내기 위해서도 대통령을 뽑을 때 유권자 역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며 ‘국민면접’을 시청하면 차기 대통령 선택에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진보성향 배우 김의성은 방송이 끝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 "누가 누굴 검증해 진짜"라며 "저런 거지같은 프로그램을 아예 볼 생각도 안 하는 내가 챔피언"이라는 글을 올렸다. SNS에서도 패널들의 구성과 태도와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보수인사로 꼽히는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트위터에 "좌파가 좌파를 검증한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라고 독설을 날렸다.

 

 

담담히 후보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유권자들에겐 "기대 이하"라는 얘기가 나올 만도 했다. 구성, 질의응답 내용, CG, 음향 등에서 시사프로인지 예능프로인지, 토크쇼인지 면접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6일 제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공약, 비전을 실천할 인물인지, 그들의 인생에 그 공약과 비전이 녹아있는지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SBS에서 준비한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타깃에 걸맞은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얼마나 했는지가 궁금하다. 면접관 선정은 어떤 기준에서 이뤄진 건지, 후보의 공약과 자질을 구체적으로 검증할 만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선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진짜 유권자인 시민들의 참여를 배제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최소한 방청객으로부터 돌발 질문을 받아 대답하는 구성조차 갖추지 않았다. 죄다 '그것이 알고싶다'다.

그러다보니 진보-보수진영 양측에서 동시에 “누가 누구를 면접 보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시청자들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비판을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을 대표해서 대선 후보를 면접하는 거라면, 일부 패널의 단정치 못한 옷차림과 자세는 정리정돈 돼야하지 않을까 싶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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