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최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도 더 길어졌다. 홈술, 홈캉스란 신조어가 유행어가 될 정도다. 일과 일상의 양립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란 말이 정착되면서 집 꾸미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커졌다. 특히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세대가 성장한 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인테리어에 대한 투자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원에서 2016년 12조5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2023년에는 18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백화점 업계 역시 ‘생활 장르’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생활 전문관을 확대하며 ‘리빙’ 분야 강화에 나섰다.

광주신세계는 지난 23일 생활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동안 지하 1층 식품관 옆에 선보였던 생활 매장을 8층으로 옮겨 층 전체를 전문관으로 새롭게 리뉴얼했다. 면적은 2배 넓어진 815평 규모를 자랑하며 입점 브랜드 역시 1.5배 늘어난 71개 정도를 자랑한다.

‘호남 1번지’에 걸맞은 다양한 MD 구성으로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우선 80평 규모의 ‘삼성전자 프리미엄샵’을 비롯해 호남 상권 최초의 ‘보스’ 등 새로운 브랜드로 차별화를 꾀했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광주 지역 최초로 선보이는 프리미엄급 가구도 크게 확대했다. 최근 명품에 대한 관심이 가구와 소품까지 이어지는 트렌드를 신규 MD에도 반영한 결과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지역 최초로 147년 전통의 스칸디나비아 브랜드 ‘프리츠한센’은 물론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이탈리아 브랜드 ‘나뚜찌’를 입점시켰다. 광주신세계에 처음 선보이는 ‘까사미아’ 역시 고급 라인인 디자이너 컬렉션과 라메종 컬렉션 위주로 준비했다. 시몬스에서는 블랙 프리미엄 라인을 만날 수 있다. 매트리스뿐 아니라 가구, 침구까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토탈 베딩 전문매장으로 구성했다.

과거 럭셔리 제품에 지갑을 여는 이유가 과시용이었다면 지금은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소비자들이 가세하며 하이엔드 리빙 시장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매장 구조를 차별화한 점도 눈에 띈다. 명확한 기준 없이 브랜드 별로 나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의 대표 주거형태인 ‘아파트’를 접목시켰다. 리빙룸(거실), 베드룸(침실), 키친&다이닝룸(부엌), 스마트홈(프리미엄 가전)의 4개 존으로 나눠 각 존에 맞는 가구∙소품을 한곳에 모았고 공간과 어울리는 인테리어로 시선을 끈다.

이에 앞서 신세계는 핵심 점포에 생활 전문관을 잇따라 오픈하며 리빙 장르에 힘써왔다. 2016년 강남점을 리뉴얼하면서 선보인 생활전문관 ‘신세계홈’은 2000평 규모를 자랑한다. ‘신세계홈’은 스페인 바로셀로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을 디자인한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이너 페트리샤 얼키올라가 디자인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2017년엔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생활전문관을 오픈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백화점인 센텀시티는 생활전문관도 국내 최대 규모로 리뉴얼했다. 기존 7층이었던 생활층을 8층까지 확대해 복층으로 만들었고, 2400평 규모로 강남점보다 40% 더 키웠다. 입점 브랜드 수도 150여개로 업계 최대 수준이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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