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감찰 스릴러 OCN ‘WATCHER(왓쳐)’(극본 한상운 연출 안길호)가 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방영 내내 선악을 오가는 캐릭터의 모호함, 검경조직에서 독버섯처럼 창궐하는 사조직의 실체, 반전을 거듭하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로 방영 내내 안방극장 첩보스릴러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아온 작품이다.

16회를 끝으로 종영했고, 후속 시즌에 대한 제작진의 계획이 나온 상태는 아니지만 시즌2로 이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먼저 범죄자를 잡아도 풀려나는 허술한 법망에 좌절한 경찰들이 비공식적으로 정보를 나누고 느슨하게 탈법적인 수사를 협조하는 모임 ‘장사회’를 조직한 건 김재명(안길강)이었고, 이 판을 키워 피의자들을 살해하는 자칭 범죄관리시스템을 만든 최종 보스는 박진우(주진모)였다. 공중전화와 스팸 문자로 정보가 공유되고 지시가 이뤄지는 특성상 누구든 조직을 재건해 운영할 수 있다. 드라마 끝까지 장사회 수뇌부는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존재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장사회'를 일망타진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장사회의 행동대장인 살인범 ‘거북이’도 재등장했다. 이미 전국에 거북이는 산재해 있다는 이야기가 거론됐고, 마지막회에서 ‘거북이’ 역할을 했던 장해룡(허성태)가 변호사 한태주(김현주)에게 더욱 잔인한 거북이들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엔딩 장면에는 김재명(안길강)을 살해한 거북이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침투한 새로운 복면 거북이가 링거에 약물을 투여하고 살해하는 장면이 등장해 충격을 안겨줬다.

경찰 내 비리수사팀은 해체 기로에 서 있었으나 마지막회에 검경 합동 비리수사팀으로 규모가 오히려 더 커진 채 창설됐다. 과거의 팀원들이 다시 모였다. 시간이 흐르며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진 동시에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속속들이 파악하게 된 상태다.

특히 팀을 이끄는 도치광(한석규)는 악한 자에게는 극악하고, 선한 자에게는 선한 태도를 취하는 특이한 인물이다.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일을 위해서라면 증거조작도 서슴치 않고, 비리세력과도 거래를 한다. 악인은 아니어도 ‘정의롭지’ 않은 인물이기에 위태롭다. 대척점에는 혈기 넘치고 정의로운 청년경찰 김영군(서강준)이 있다.

시즌1이 한 사건에 얽힌 세 남녀(김영군-한태주-도치광)의 트라우마와 더불어 김영군의 비극적인 개인사(부모의 비참한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를 털어낸 시즌2에서는 보다 다양한 권력형 비리와 가공할 범죄, 사회병리현상 추적으로 스토리가 확장될 수 있다. 더불어 도치광-김영군의 대립과 협조가 더욱 강렬하게 스파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시전1 종영을 아쉬워하는 시청자들은 명품배우 한석규의 독보적인 연기술, 새롭게 변신한 김현주, 재발견 평가를 받은 서강준, 조연 캐릭터에 존재감을 심어낸 박주희의 연기 앙상블과 작가의 흥미진진한 '손맛'을 경험하기를 원하는 중이다. 웰메이드 미드처럼 시즌제로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선사해주길 고대하고 있다.

사진=OCN '왓쳐'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