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13일(현지시간)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전날 오전 9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의 팔꿈치에 숨긴 독침을 맞고 살해당했다. 용의자들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 역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북한 여간첩에게 독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한때 김정일의 후계자로 유력시됐지만 후계 싸움에서 이복동생인 김정은에 밀려난 이후 북한에 돌아가지 못한 채 해외를 전전해 왔다. 특히 2001년 5월 아들, 2명의 여성과 함께 중남미 국가인 도미니카의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일본 나리타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었다.

이후 마카오와 중국 등지를 떠돌며 유랑 생활을 해왔으며 최근 내연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권력투쟁에서 밀려 해외를 전전하다 인파가 들끓는 공항에서 여간첩에게 독침 살해된 것을 두고 네티즌들은 “한 편의 살벌한 첩보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한다”며 비상한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 김정남은 누구?

197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영화배우 성혜림 사이에 장남으로 태어났다. 80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난 이후 81년 스위스 제네바 국제학교에서 2년간 유학생활을 했고, 제네바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97년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경공업부장으로부터 경제를 배우며 김 위원장의 후계자 수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인민군 보위사령부 핵심 요직을 맡고 98년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컴퓨터위원히 위원장을 맡아 북한의 각종 IT 산업정책을 주도했다. 어려서부터 해외 문물을 접해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숙하고, 국제사회 정보에 밝은 개혁·개방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컴퓨터 및 벤처산업에도 상당한 지식을 갖췄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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