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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60일, 지정생존자’ 지진희 “체중감량 조용히 진행, 스트레스 표현하고 싶었죠“

종전에도 정치 드라마는 존재했지만 대부분은 정치권력을 둔 암투를 그리는 작품이 많았다. 대통령이라는 직업이 드라마 혹은 영화와 만날 때는 직함의 무게와 한 인간으로서의 가치판단 기준에서 갈등하는, 그야말로 한 인간의 ‘드라마’가 주를 이뤘다. tvN ‘60일, 지정생존자’(극본 김태희/연출 유종선)는 권력의지와는 거리가 먼 한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그려낸 작품. 지진희 역시 시청자에게 가치판단의 기준이 아닌 박무진이라는 인물의 성장기를 보여준 것에 크게 만족했다.

“작품적인 만족도가 상당히 컸죠. 이런 드라마를 만들기 쉽지 않잖아요.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 이슈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이고, 정치적인 소재는 늘 예민하잖아요. 다행인 건 박무진이 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데이터를 믿고 따르는 과학자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결 자체가 달랐던 거 같아요. 감독님과 작가님, 저 역시 그 부분에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어요.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는 작품이었다면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었겠죠”

인터뷰 장소에 도착했을 때 지진희는 휴대전화 데이터를 일일이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치 환경부장관 시절 박무진이 숫자로 가득한 데이터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듯, 지진희 역시 자신의 관심사에 있어 집중력이 대단해 보였다. 앞서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바 있는 레고사랑 역시 비슷한 맥락일 터.

“뭐든 제가 직접 손으로 해보는 걸 좋아해요. 레고는 처음에 애기랑 같이 놀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고 시작했어요. 지금은 제가 재미있어서 해요. 애는 만드는 거보다 제가 만든 걸 가지고 노는 걸 재밌어 해요. 전시도 했을 정도니까요. 휴차 때는 전시회가서 보기도 하고 그랬죠”

‘60일, 지정생존자’는 박무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지진희라는 배우에게도 전이되며 이른바 ‘중년돌’을 탄생시켰다. 하드한 정치드라마가 그간 여성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아온 것과 달리 유난히 큰 사랑을 받았다. 당연 그 중심에는 주인공 지진희가 있었다.

“체중감량은 제가 결정한 거에요. 인터넷에서 대통령의 임기초와 임기후의 증명사진을 봤더니 너무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집에서 누가 아프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인데 나라를 다스리는데 얼마나 힘들까 싶었죠. 심지어 박무진은 정치에 관심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사람이었잖아요. 스트레스가 이루 말할 수 없겠다 싶더라고요. 어떻게 그런 지점을 표현할까 하다가 남들 모르게 조용히 다이어트를 했죠. 대사 중에 ‘제 위치에서 제가 할 일을 할 뿐입니다’가 있잖아요. 이 말이 너무 좋아요. 저도 제 일을 잘 하고 싶어요. 많은 사람이 그렇게만 살면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이미 몇년 전 원작 ‘지정생존자’를 봤다는 지진희. 이렇게 한국 리메이크작으로 자신에게 대본이 들어올 줄도 몰랐고, 제안이 들어왔을 때 너무 반가웠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다. 지진희는 서사를 이끌어가는 박무진을 보다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자기 암시’를 했다고.

“스스로 암시가 필요한 거 같아요. 드라마 중심에 서 있는 입장에서 자신감이 없다면 주변사람들이 굉장히 불편해하거나 불안해할거에요. 내 주변 사람들은 되게 든든했을 거 같아요, 박무진이 자신감을 가지고 하니까 좋다고 생각했을 거라고 믿어요”

그러면서도 이른바 ‘청와대즈’를 비롯한 선후배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빼놓을 수 없었다. 보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어줬고, 국회 테러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와 청와대 내부의 알력 다툼이 투 트랙으로 유연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데는 많은 배우들의 힘이 뒷받침 됐다.

“너무 잘해줘서 감사해요. 옆에서 바라보는 정치인들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해’ 싶었겠지만, 그런 지점들이 먹혀들어가면서 점점 박무진한테 동화가 되잖아요. 답답한게 아니라 착한 사람이구나, 느끼게 되고 이 사람이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모였잖아요. 사실 그 사람들이 한발짝 뒤로 빠져주기 때문에 박무진이 살짝 앞으로 나와보이는 구도거든요.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잘 이루어졌다고 생각을해요”

그리고 이 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손석구가 맡은 차영진은 박무진 ‘킹메이커’를 자청하는 인물. 하지만 테러 배후들과 손잡은 내부공모자로 의심받기도 하고, 정치공학적인 업무

“손석구씨 정말 잘 해줬죠. 모든 후배들한테 이야기했어요. ‘네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라 내가 펼쳐주겠다’. 그랬더니 준비를 왕창해오더라고요. 그렇게까지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건 책임감 때문이었을 거에요. 초반에는 이 친구들 역할이 너무 중요하거든요. 정치 생초보인 박무진을 청와대 비서진들이 이끌어주잖아요. 사실 시켜줘도 못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에서는 자기 하고 싶은대로 원없이 했던 거 같아요. 너무너무 고맙고 잘해줬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이끌엔터테인먼트

에디터 강보라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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