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극장가에 공개되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에서 주연을 맡은 김고은과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고은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특별한 사건이 있거나 다이나믹한 전개가 없었다”면서 “일상에 가까워서 인물의 감정선이나 고민하는 지점에 공감이 많이 갔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미수(김고은)와 현우(정해인)가 DJ유열이 진행했던 라디오 프로그램 ‘유열의 음악앨범’이 첫 방송되던 1994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2005년까지 마치 주파수를 맞추듯 닿을 듯 말 듯 사랑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정지우 감독과는 데뷔작 ‘은교’를 찍은 지 7년만에 다시 만났다. ‘은교’ 이후에도 정 감독과 김고은은 중간중간 한 번씩 만나 안부를 묻고 고민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업은 보다 수월한 동시에 긴장이 되는 이중적인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은교’때는 영화 경험이 전혀 없어서 촬영 시스템이나 카메라 이해도 등 여러 가지로 무지했어요. 그런 저를 이끌고 촬영하신 감독님이 대단했죠.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의 배려로 이뤄졌던 영화에요. 그래서 이번 영화에선 감독님에게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한 번씩 만나서 이야기 나누면서 전보단 감독님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졌죠. 보통 정 감독님은 디렉션을 명확하게 주지 않고 배우가 고민할 지점을 많이 남겨두는 편이에요. ‘은교’ 땐 그 점을 이애하고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는데, 이번엔 말귀를 빨리 알아들으려 노력했고 실제로 그럴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긴장하면서 촬영했어요.”

상대역의 정해인 역시 지난번 드라마 tvN '도깨비‘로 한 번 만난 사이니 굳이 꼽자면 두 번째 만남이지만 스쳐 지나갔던지라 처음이나 다를 바 없었다. 김고은은 “파트너와 만났을 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기조에 깔려 있으면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평소 가치관을 설명한 뒤 정해인은 “배려가 베이스에 깔려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서로 신뢰가 생겼다”고 전했다.

“장면 표현이 어렵거나, 촬영에 어려운 상황에 닥쳤을 때도 믿고 갈 수 있던 순간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촬영에 시간 제한이 걸려 있거나 골목길 통제가 안 되는 등 불안한 상황이 닥쳤을 때 서로 신뢰가 바탕에 있어서 힘들지 않았어요.”

극 중 정해인이 연기한 현우와의 로맨스는 10년에 걸쳐 이어진다. 미수와 현우는 라디오 사연부터 PC통신 이메일, 폴더폰을 차례로 거치며 연락을 주고받는다. 자칫 질질 끈다고 여겨질 수 있는 사이지만 김고은은 “두 사람이 안 만났던 몇 년의 텀이 있기에 관계에 애틋함이 생겼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쉽게 이어지지 않아서 좋았다. 쉽게 이어졌다면 10년의 세월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두 사람의 느린 사랑을 응원했다.

또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곤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상태를 지적하며 “제 안에 많은 모습이 있는데 (만나는 사람에 따라) 모난 모습이 나올 수도, 좋아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고 했다. 때문에 “미수와 현우를 보면 서로 좋은 영향을 주는 상대였기에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부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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