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의 활용 범위가 갈수록 다채로워지는 중이다. 애초 인간의 영역에서 단순 업무만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고난도 업무까지 해결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사, 번역, 복원, 안내 등 최근 로봇이 실무를 담당한 이색적인 사례 4가지를 조사했다.

 

뇌물 사건 수사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레이블(Ravn)이 개발한 로봇은 롤스로이스의 대규모 뇌물사건 수사를 도와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이 로봇은 7명의 수사팀이 3천만 쪽의 문서를 분석하는 업무를 서포트했는데, 하루에 약 60만 족을 서류를 검토했으며 그 과정에서 단 한번의 실수도 발견되지 않았다. 덕분에 인간이 했더라면 몇 개월이 걸렸을 법한 장기간의 작업을 빠른 시일 내에 마쳐 수사팀은 롤스로이스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영국 중대범죄수사청(SFO)는 기록 검토 시간을 줄이기 위해 레이븐의 ‘AI 형사’를 향후에도 활용할 예정으로 전해지며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은 미국의 대형 로펌 및 영국 은행과 기업에서도 찾고 있다.

 

승정원일기 번역

인간이 작업하기 어려운 고전 기록을 번역하는 작업에도 인공지능이 나섰다. 인공지능은 고전 번역의 최대 숙원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승정원일기’ 작업을 올해부터 시작한다. 승정원일기는 조선의 최고 기밀 기록으로, 사료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스토리텔링 활용 가능성도 무궁무진함에도 지금까지 번역률이 약 20%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기존 연구원들이 내린 결론으로는 앞으로 약 45년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지만, AI가 뛰어들면 약 27년이 단축된 18년 만에 마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한국고전번역원의 ‘인공지능 기반 고전 문헌 자동 번역 시스템 구축 사업’을 확정했다”라고 밝히며 “조만간 인공지능이 한문 고전을 번역한 첫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전했다.

 

모자이크 사진 복원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소인 '구글 브레인'에서는 AI를 통해 모자이크를 제거하는 사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를 다룬 논문을 최근 코넬대학교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발표해 화제다. 논문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분해된 모자이크 화소를 원본 사진에 가깝게 해독하며, 가려졌던 부분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수준으로 복구한다.

이는 그간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던 모자이크 복구 기술을 인공지능을 통해 구현해낸 첫 사례다. 이에 구글 측은 "실제 테스트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다"며 "이 기술이 완성되면 FBI와 같은 수사 기관이 유용하게 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찰올림픽 안내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인공지능 로봇이 직접 외국인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동시에 통역 임무까지 수행한다. 기업체 한컴그룹과 퓨처로봇은 최근 로봇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양사는 음성인식 및 통·번역 서비스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을 적용한 로봇을 개발해 올림픽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첨단 IT 기술력을 선보인다.

이 로봇은 소셜 인공지능(AI) 행동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얼굴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전달한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한컴그룹이 보유한 첨단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사용자들이 더욱 가깝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감성로봇을 중요한 매개체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 전했고, 사업영역을 영화관, 은행, 기업, 연구기관 등으로 확대할 전망이라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승정원일기 홈페이지, 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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