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 사회 전반적인 이슈를 파헤쳤던 KBS1 ‘추적 60분’이 30일 1326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된다. ‘추적 60분’은 1983년 2월 27일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 영화가’ 편을 시작으로 36년간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이슈를 추적해왔다.

마지막 방송은 총 65분간에 걸쳐 ‘추적60분’ 36년간의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1980년대 ‘추적60분’ PD였던 장해랑 전 KBS PD, 2005년부터 약 4년간 책임프로듀서 및 진행을 맡았던 구수환 전 KBS PD를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주인공 유우성씨 등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그들이 증언하는 지난 36년간의 ‘추적60분’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진=KBS '추적 60분' 제공

# ‘추적60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다

무려 36년간 이어져온 ‘추적60분’의 역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3년 첫방송을 시작한 이후 당시로선 파격적이라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어두운 사회 이면을 적나라하게 들춰냈다. 일부 방송의 경우 정부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3년 ‘긴급점검, 기도원’ 편 방송 이후 정신질환자 보호시설에 대한 정부의 법제화 노력이 시작됐고 2006년 ‘과자의 공포’ 시리즈 방송 이후에는 음식물 포장지에 식품첨가물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식품 표시기준이 전면 시행됐다. 2005년 공공임대 아파트 정책의 허점을 다룬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누가 이들의 집을 빼앗았나’ 편이 방송된 다음날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담당 부처 관계자들을 질타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사진=KBS '추적 60분' 제공

# 끊이지 않은 외압, ‘추적60분’은 어떻게 권력과 맞섰나

‘추적60분’은 1984년 ‘대학가의 검은 덫-지하서클’ 편을 방송하며 민주화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을 비판했다. 이는 당시 전두환 정부가 학생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의도로 강요한 방송이었다. 1996년에는 당시 안전기획부에서 제작한 비디오테이프를 그대로 받아 ‘긴급입수-한총련 북에 간 대학생들’ 편을 방송하기도 했다.

당시의 막강한 정치권력은 ‘추적60분’에 끊임없는 외압을 행사하며 언론을 탄압했다.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편의 경우 갑작스럽게 방송 불가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종 외압 속에서 ‘추적60분’이 성역없는 보도로 각종 비리와 맞서 싸울 수 있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지 이번 방송을 통해 알아본다.

사진=KBS '추적 60분' 제공

# 제보자들의 고백, 그들에게 ‘추적60분’은 어떤 의미였나

‘추적60분’은 마지막 방송을 준비하며 그간 제작진에 제보를 해온 수많은 제보자들 가운데 세 명을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2007년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故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후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이가 ‘추적60분’이었다고 회고한다. 2009년 살인누명을 쓰고 머나먼 타국 온두라스의 감옥에 수감됐었던 한지수씨와 2013년 국정원의 조작으로 간첩 누명을 썼던 유우성씨 역시 ‘추적60분’으로 인해 삶이 달라졌다고 증언한다.

이번주 ‘Since 1983, 추적의 시간’에서는 ‘추적60분’의 지난 36년 역사를 되짚어보고 향후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KBS1 ‘추적 60분’ 마지막회는 8월 30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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