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추민하가 사랑스러운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작용할 터. 특히 동기 명은원(김혜인) 에피소드는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어느 직장에나 있을 법한 얄미운 동료의 전형이었기 때문. 일은 추민하가 하지만 공은 가로채는 명은원은 보는 이들의 공분을 샀다.

“실제로 도망친 사람을 잡으러 가는 추노꾼도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혜인이가 해명을 못하기 때문에 제가 늘 해주고 싶었어요. 극중 명은원과 실제 혜인이의 맑고 해사한 부분은 똑같아요. 하지만 꿍꿍이는 절대 없어요. 뒤가 없는 사람이에요. 엄청 맑고 선한 친구인데…. 혜인이는 명은원같은 생각을 못하는, 그 누구보다 곰이 아닐까 생각해요. 은원샘은 미워해도, 혜인이가 나오면 사랑해주셨으면 해요”

이렇게 주변 사람까지 두루 생각하는 안은진의 모습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도 묻어났다. 첫 예능 출연에 대한 긴장으로 두서없이 말했지만, 통통튀는 성격이 곳곳에 묻어났다. 또 굳이 본인의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는 천진한 태도가 웃음을 자아냈다.

“저 성공한 자기님이에요. 자가님 목걸이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있어요. ‘유 퀴즈’를 처음에 할 때 부담이 그나마 덜했던 건 유느님이 계시고, 제가 너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니까 그 느낌을 알잖아요.대화만 나누는 거라서 괜찮겠다 했는데 진짜 떨리더라고요. 끝나니까 하이퍼가 되더라고요. 집에가서 맥주를 마셨어요. 그 열기가 식혀지지가 않아서. 드라마는 모니터링을 하면 ‘이런식으로 나가겠구나’하는데 예능은 그런 것도 없고, 너무 덜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잘 안났어요. 걱정했는데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해줘서 너무 다행이에요. 다시 예능을 한다고 하면 더 큰 도전일 거 같아요. 모르는 세계라서. 조금은 무서워요”

‘슬의생’ 추민하를 다시 만나려면 올해를 넘겨야 겠지만, 안은진은 차기작 JTBC ‘경우의 수’로 곧 시청자들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거의 매작품 연상과 러브라인이 아니였냐는 말에 안은진은 “이번엔 연하에요”라고 밝혔다.

“이번에 ‘경우의 수’에서 호흡을 맞추는 최찬호라는 친구는 연하에요. ‘타인은 지옥이다’에도 같이 나왔던 배우에요. 그랬던 친구랑 커플을 해서 얼마나 웃긴지 몰라요. ‘검사내전’ 성우오빠는 같이 공연을 했어서 뽀뽀신 찍으려니가 웃기긴 했는데 느낌은 서로 전혀 없었어요. 오빠들이랑 찍을 때는 저를 편안하게 해주고, 어떻게 도와줄지 물어봐주셨어요. 동생들이랑 할때는 오빠들한테 배운대로 했어요”

윈터가든 커플 외에는 모두 결말이 열린 채로 막을 내린 ‘슬의생’ 시즌1. 마지막 장면에서 석형의 전 아내인 윤신혜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며 추민하의 흙길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윤신혜’ 정체가 너무 궁금해서 추측도 엄청 많잖아요. 뒷이야기는 그 분이 어떤 분인지에 따라 달려있기 때문에, 제가 어떻게 나갈지 그게 제일 궁금해요. 제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이 써주시는대로 보는 게 제일 재밌어요. 슬프든, 좋든 이유가 나중에 분명히 있을테니까 기대가 되요. 시청자 입장에서는 민하 잘 됐으면 좋겠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한번쯤 마음의 문이 열리면 좋지 않을까하고 있어요”

연이어 스타들을 탄생시킨 만큼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의 작품은 배우라면 누구나 출연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워낙 드라마 방영 전까지 정보가 제한적이기도 하고, 오디션 경쟁이 치열했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맡은 롤이 결코 작지 않은 추민하에 안은진은 어떻게 합류하게 됐을까.

“캐스팅은 오디션을 봤었지만 감독님이랑 작가님이 ‘유도소년'이라는 연극을 보셨대요. 그러니까 제가 얼마나 운이좋은 사람인지 몰라요. 그 공연을 저만한 것도 아닌데, 제가 하는 회차에 어떻게 보셨는지. ‘유도소년’이라는 공연이 너무 인기도 좋고, 공연을 보시고 기억하셨다 오디션 불러주셔서 참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이렇게 작품을 하는게 운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안되는 거 같아요”

 

사진=싱글리스트DB, 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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