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파괴 지시' 한 마디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개성 연락사무소 일대에서 폭약을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이동 등 이상징후가 지난 13일부터 포착됐다. 이는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가 발표된 다음이다.

이런 움직임은 군 감시자산을 통해서도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도 이날 “김여정이 말한 다음날부터 (건물 1·2층에서) 불꽃이 관측됐다고 한다”라며 국방부 보고 내용을 소개했다. 아울러 “에이치빔(H빔)으로 세운 건물을 폭파할 때는 빔을 미리 절단해야 한다”라며 폭파를 위한 사전 작업 과정에서 불꽃이 관측됐다는 취지의 설명을 더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13일 오후 9시께 발표한 담화에서 '다음 대적행동' 행사권을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긴다고 공언했다. 또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폭파를 예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당·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임을 공언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통일전선부 등 관련 부서에서 곧바로 이행에 나선 셈. 이에 남북 연락사무소는 김여정의 지시가 내려진 후 3일 만에 폭파됐다.

정부는 전날 오후 2시 49분 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됐다고 밝혔고, 북한 매체들도 오후 2시 50분으로 폭파 시간을 공식 확인했다. 군 소식통은 전날 폭파 방식에 대해 “내부에 폭약을 설치해 폭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