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호(25·피아니스트)

 

01. 독일

고교시절 유학을 와 벌써 ‘Single life in Germany’ 9년째다. 클래식의 본고장에서 음악을 하고 있으니 음악을 이해하는 깊이가 더 깊어졌다. 그 사람들의 자연을 접하고, 언어를 습득하면서 유럽음악을 좀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문화에 대해서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으므로 작품을 해석하거나 연주할 때 이해의 폭이 많이 넓어진 장점이 있다.

 

02. 음악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힐링’이다. 물론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밀려들기도 하지만 음악 자체가 짐으로 느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처음 음악을 좋아했을 때와 똑같은 마음이다.

 

03. 피아노

한국의 본가에 그리고 독일 집에 일본 피아노 가와이를 1대씩 소유하고 있다. 여러 브랜드의 피아노를 쳐봤는데 이 피아노가 늘 괜찮았다. 회사에서 좋은 조율사를 보내줘서 늘 관리가 잘돼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나의 보물 1호이자 분신이다.

 

04. 혼행

보통 떠나기 1주일 전에 목적지를 정해 여행길에 훅 나서곤 해 혼행을 주로 한다. 유럽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비행기로 2시간 이상 걸리지를 않으니 여행하기엔 천혜의 환경이다. 스케줄이 2~3일만 비어도 여행을 떠나곤 한다. 여행지의 맛집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거랑 바닷가에 가는 걸 즐긴다. 최근엔 스위스의 융프라우를 올랐는데 굿 Good! 로마도 좋았다.

 

05. 파리

파리는 지금까지 20회 넘게 갔다. 지난주에도 찾았다. 거기를 가면 옛날 건물들이 지어졌던 당시에 사는 느낌이 절로 든다. 다른 유럽도시의 고풍스러움과 달리 미적인 부분이 강조된 고풍스러움이 매력이다. 예를 들어 독일의 카페에선 그냥 설탕을 용기에 담아 놓지만 파리의 카페에선 각설탕을 준다. 디테일의 차이가 크다. 길거리를 걸어 다니다 보면 프랑스 음악의 에스프리가 절로 느껴진다.

 

06. 친구들

독일의 친구들과 각자 알고 있는 맛집 정보를 공유해 그곳을 찾아가고, 이야기를 나누며 삶의 활력을 얻는다. 연주 일정 때문에 한국에 와서도 짬이 나면 친구들을 만나 서래마을로 향한다.

 

07. 일본음식

일본음식은 먹고 나서 입이 깔끔하고 너무 뜨겁지 않아서 좋아한다. 스키야키와 장어를 3가지 방식으로 먹는 장어덮밥의 일종인 히츠마부시를 특히 좋아한다.

 

08. 뒤셀도르프

7번과 같은 이유인데 내가 사는 에센에서 전철을 타고 20분 남짓 가면 뒤셀도르프가 나온다. 서부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주도로 국제적인 상업도시다. 이 도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곳에 일본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 빵집, 라멘집, 스시집이 몰려 있는데 일본 현지보다 더 맛있다. 주 3~4회는 방문한다.

 

09. 피트니스

건강한 싱글라이프를 위해서 운동은 필수다. 밖에서 하는 운동보다는 피트니스에 가는 걸 즐겨한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주 들르는데 땀을 흘리고 나면 정신이 상쾌해진다. 한국에 와있을 때도 연습이나 약속이 없으면 피트니스 센터로 직행한다.

 

10. 콩쿠르

내 음악인생의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온 게 콩쿠르다. 처음 국제 콩쿠르에 나갔을 때가 17살이었다. 유학을 간 지 얼마 안됐을 때였는데, 200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비엔나 베토벤 국제 피아노 콩쿠르 파이널에 진출해 그 유명한 빈 무직페어라인 황금홀에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최종 3위에 입상했다. 아직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다. 콩쿠르는 그곳의 청중들에게 내 음악을 들려주고, 연주할 기회를 얻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당분간 콩쿠르에 출전하기보다 유럽에서의 연주활동에 치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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