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여름휴가가 정치권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30일 바른정당 등 보수진영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6박7일간 여름휴가에 들어간 것을 두고 “지금이 휴가를 떠날 때인가”라며 질타했다. 일본 아베 총리가 휴가를 미루고 하루에 3번 NSC 회의를 소집해서 언론에 나오는 것과는 대조적이란 비교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 첫날인 30일 강원도 평창 동게올림픽 스키점프대를 방문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31일 정의당은 추혜선 수석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휴가는 지난 금요일 밤 북한의 갑작스런 미사일 발사에 따라 하루 늦춰진 것이라 한다"며 "엄중한 상황이긴 하지만 휴가지에서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하니 가능한 만큼 ‘망중한’을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과중한 노동시간으로 병들어 있는 사회다. 이에 대한 처방은 오로지 노동시간 단축과 충분한 휴식 보장뿐이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이 나서서 법적으로 보장된 연차와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휴가문화 정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당시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에서 “연차 휴가를 모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동행한 취재진의 박수를 받았다.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월급쟁이’로서 동병상련 때문이었던 듯싶다. 아무튼 이 발언은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마음 놓고 휴가를 쓸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의미였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은 노동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6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2015년 기준 국내 취업자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OECD 회원국 34개국 평균(1766시간)보다 347시간이나 많았다.

장시간 노동은 통상 연월차, 정기휴가 단축 및 미사용을 발판 삼아 이뤄지곤 한다. ‘긴급한 상황’은 국가나 직장에서나 늘 발생하는 일이다. 항상 위기상황에 대응하려면 24시간 근무지를 지켜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집중력 저하로 인해 효율성도 떨어진다. 그리고 지금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시대다. 중요한 직책에 있는 사람이 빠진다고 업무가 마비된다면 그 조직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직장의 대통령이란 직책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쉬는 것도 업무의 일부라는 말이 있다. 원활히 휴가를 사용했을 때 삶·직장·가정·건강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문화체육관광부 통계(2014년) 결과도 있다. 일반 직장인이 그렇듯이 대통령 역시 휴가를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재충전해야 업무를 더욱 충실히 해낼 것이다. 대통령의 여름휴가, 요즘 유행어로 “슈어~와이 낫?” 아닐까.

사진=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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