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희준이 영화 '오! 문희'로 첫 주인공에 도전했다. 그동안 다수 작품에서 주연급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지만, 중심이 되는 인물을 맡은 건 처음이다. 그리고 그 역시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주연이란게 이런거구나 싶어요. 전에 영화 '로봇 소리' 할때 이성민 선배님하고 했거든요. 20대부터 같이 연극했는데 옆에서 긴장하고 떠는걸 본 적이 없었어요. 근데 그 영화 찍을 때 손을 떠시더라고요. '주연에 대한 부담감, 책임감이 그런거구나' '정말 자기작품처럼 소중하게 느끼고 있구나' 싶었죠. 저도 이번에 영화 촬영때도 그랬고, 홍보 활동으로 예능도 열심히해야하는구나 많이 느끼고 있어요"

이희준은 '오! 문희'에서 치매가 있는 어머니와 함께 딸을 다치게 한 뺑소니 범을 잡으려는 인물 두원 역을 맡았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주목받는 건 59년 연기인생의 대선배 나문희와 함께 모자호흡을 맞췄다는 사실이다. 첫 촬영에 나문희를 모질게 대하는 장면을 찍어야 했다는 이희준은 이후 대선배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존경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나문희) 선생님께서 처음에 무서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지금까지 선생님을 옷으로 잡아끌고 던지고 그런 장면이 흔치 않았을텐데, 시작하자마자 소리치고 끌고 하니까. 컷하고 죄송하다고 하기도 했지만 선생님이 엄청 무서우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선생님께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두려워하시는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계속 대사를 잊지 않으려고 외우시고, 새로운 음악도 들으시고 걷고 운동하시고. 그런걸 열심히 하세요.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느껴지면서 한편으로 짠하기도 했어요. 후배 배우들을 아끼시는 모습에서도 많이 배웠고요. 선배님들과 연기하면 연기 자체보다 태도들에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삶에 대한, 연기에 대한 태도 같은 것들"

영화는 두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을 통해 '가족애'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희준은 작가의 실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보고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혔다고 밝혔다. 더불어 치매 어머니와 사고당한 딸을 지켜야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도 그에게 느껴지는 바가 컸다. 어느덧 그 역시 한 사람의 남편이자 아버지가 됐기 때문이다.

"영화 속 두원의 집에서 촬영하다가 10분 낮잠을 잔 적이 있어요. 그러다 눈을 떴는데 '진짜 내가 이러고 살고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치매 어머니, 6살 딸아이를 지키고 버티며 사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확 와닿았어요. 그냥 이희준이었으면 도망갔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육아하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 것 같아요. 지금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보니까 이 캐릭터가 더 대단하게 느껴져요. '어벤져스' '테넷'의 히어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실감한다. 저는 지금 말 못하고 기어다니는 아이 지켜보는게 피곤하고 우울할때도 있는데, 두원은 그보다 더한 상황을 어떻게 버티며 살았을지. 9개월 아이 키우는 아빠로서 영화를 다시 봤을때 극중 인물들이 정말 대단하구나, 이 사람들이 영웅이구나 싶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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