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극우성향 인터넷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두 번도 아닌데다 민감한 사안에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점, 역사가 짧은 종편ㆍ케이블TV에서조차 발생하지 않는 사고라는 점에서 '고의성' 의혹이 증폭하는 중이다.

 

사례 1. 2017년 9월7일 ‘연예투데이’

MBC TV '뉴스투데이' 코너인 '연예투데이'는 7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편법 마케팅 논란 이슈를 보도하며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삽입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삽입된 부분은 방탄소년단을 협박해 실형을 받은 남성을 가리키는 것이라 더 파문이 일었다.

 

 

4일부터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 MBC는 현재 일부 비노조원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제작중이다. 더욱이 문제의 일베 이미지는 과거에도 사용돼 물의를 빚었던 사진과 동일한 것이어서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파문이 일자 '연예투데이' 측은 8일 홈페이지를 통해 "어제 노 전 대통령의 실루엣을 사용한 데 대해 시청자와 관련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면서도 "제작진이 영상 편집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실루엣이란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그 과정에 어떤 의도도 없었다"며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자 문책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사례 2. 2014년 10월12일 ‘섹션TV 연예통신’

 

 

연예정보프로 ‘섹션TV 연예통신’은 2014년 10월12일 배우 차승원의 아들 노아군의 친부 확인 소송 내용을 전하면서 친부의 사진을 실루엣 이미지로 내보냈다. 방송이 나간 뒤 일부 누리꾼들이 “친부의 이미지가 고 노무현 대통령 영정 사진과 윤곽선이 맞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MBC 홍보팀 관계자는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가져다 썼을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 이미지도 아닐뿐더러 노무현 대통령 이미지로 보인다는 주장에 동의하기도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어 “과거 사례의 경우 명백한 제작진의 착오라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반면 이번 섹션TV 사례는 공식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사례 3. 2013년 12월18일 ‘기분 좋은 날’

 

 

아침프로 ‘기분 좋은 날’에선 2013년 12월18일 ‘생활 속 희귀암’을 소개하는 꼭지 도입부에서 악성 림프종으로 사망한 미국의 유명 화가 밥 로스 자료 화면을 내보냈다. 하지만 자료 화면은 붓을 들고 이젤 앞에 서있는 밥 로스의 모습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였다. 이젤 위에 놓은 유화에는 폴 세잔의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들’ 그림이 놓여있는데, 여기에도 노 전 대통령이 카드 게임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이 합성돼 있었다.

비난이 쇄도하자 제작진은 방송 말미에 내보낸 자막과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자료화면 편집 과정에서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합성 사진이라는 점을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으며 사진을 사용하는 데 있어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사과했다.

 

별건 둘. 문재인 민주당 의원, 김근태 전 상임고문

MBC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외에도 부적절한 이미지 사용으로 방송 사고를 낸 적이 있다.

‘뉴스데스크’는 2013년 2월 교비를 횡령한 대학재단 설립자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이와 무관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얼굴을 검게 칠한 사진을 썼다가 물의를 빚었다. '뉴스데스크'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관계자 징계 및 경고’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2012년 10월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을 받는 새누리당 김근태 의원 사건을 보도하면서 동명이인인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얼굴 사진을 내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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