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마비시켰다. 당연하게 여기던 국내외 여행에도 제약이 걸렸다. 그럼에도 여행 욕구를 포기하지 못한 이들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냈다. 올해 여행 트렌드 키워드는 크게 '혼행' '호텔콕' '랜선'으로 꼽을 수 있겠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2030 新 여행 트렌드, '혼행' '캠핑' '차박' 

최근 몇년 사이 2030 젊은층에서 캠핑과 등산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올랐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이런 경향이 한층 뚜렷해졌다. 특히 해외여행이 막히고 다수 인파가 몰리는 곳을 피해 자연 속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많았다. 타인과의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홀로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도 늘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2030 여행객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10명 중 6명(59.5%)이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자연 속 숙박시설을 찾는다고 답했다.  

'차박' '혼캠러' '등린이' 등의 신조어의 사용도 많아졌다. 글로벌 소셜 디스커버리 앱 틴더가 올 한해 트렌드 키워드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틴더 프로필 내에서 '차박'에 대한 언급은 작년과 비교해 올해 15배 많이 언급됐다. 그외 '집콕' '등산' 등의 키워드도 증가했음이 확인됐다.

캠핑과 관련한 TV프로그램, 캠핑제품을 증정하는 식품업계 이벤트, 관련 업계 매출의 증가 등 변화 역시 이같은 흐름 변화를 입증해줬다. 각종 캠핑장 예약 플랫폼의 예약 현황에서도 전년대비 최대 3배이상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익스피디아 제공

# 집만 떠나면 여행이지! 거리두기 안정성 확보 '호텔콕' 인기

야외 활동마저 부담스러운 이들은 떠나고픈 욕구를 '호콕'으로 풀었다. '호콕'은 호텔방에서 벗어나지 않고 시간을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호캉스에 익숙한 이들은 멀리 떠나는 대신 가까운 호텔에서 기분을 전환을 시도했다.

2030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익스피디아 조사 결과에서도 10명 중 7명(70.5%)이 '최근 6개월 동안 두 달에 한 번 이상 호캉스'를 즐겼으며, '재택 근무를 위해 투숙'(19.5%)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국내 호텔들은 '호캉스' '호콕'을 콘셉트로 내세운 프로모션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고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객실 내에서 식사부터 각종 체험, 게임 등 요소를 갖춘 상품들을 선보였다. 또한 호텔 내 레스토랑에서는 포장 가능한 '투고' '드라이브 스루'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진=서울관광재단

# 인터넷만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랜선 여행' 콘텐츠 주목 

안전한 상태에서 여행의 기분을 느끼는 '랜선 여행'도 새로운 여행 유형으로 부각됐다. '랜선여행'은 온라인에서 즐기는 여행이란 뜻이다. 유튜브 시대를 맞아 국내외 여행풍경을 담은 동영상들이 인기를 얻었다. 이에 맞춰 서울관광재단은 인기 스타들과 함께한 영상으로 잠재적 해외고객 유치에 나섰다. 

지난 8월 그룹 아스트로 멤버 차은우를 모델로 한 '차은우와 함께 하는 서울 랜선여행' 영상을 공개, 약 일주일만에 3000만뷰 이상을 달성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함께한 '서울에서 만나요(SEE YOU IN SEOUL)' 홍보영상은 지난 11월, 공개 두 달 만에 조회수 4억뷰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KBS는 여행 콘텐츠들을 엄선해 무료 디지털 영상으로 제공하는 'KBS와 떠나는 랜선 힐링 여행'을 시작했다. 필리핀관광부에서도 필리핀 여행 사진과 추억을 공유하고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여행 관련 콘텐츠들이 대거 생산되고 공유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랜선으로 타인과 이색적인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11번가는 여행상품 중개플랫폼 마이리얼트립과 함께 온라인으로 해외여행을 하는 '랜선투어'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코로나19가 당장에 종식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최근 유럽에서는 국경간에 빗장을 걸어잠그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해외여행이 쉽지 않고, 국내 역시 명소에 방문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혼행' '캠핑' '호캉스' '랜선여행' 등의 대체방안이 2021년에도 트렌드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