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위트홈’의 인기가 뜨겁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한국형 크리처물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높은 관심만큼 호불호도 갈리고 있다. ‘스위트홈’이 시즌2를 암시하는 결말로 마무리돼 시즌2가 나온다면 보완되길 바라는 포인트를 짚어본다.

# 이매진 드래곤스 ‘워리어스’ 사용 논란...크리처물과 어울리는 음악 必

‘스위트홈’이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가장 논란이 됐던 건 1화 마지막에 등장한 이매진 드래곤스의 '워리어스'다. 이 노래는 롤챔스 주제곡으로 웅장함을 자아낸다. 이 곡이 '스위트홈’ 1화 마지막에 이은혁(이도현)이 소화기를 들고 괴물에 덤벼드는 장면에 나와 일부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샀다. ‘워리어스’가 어울리지 않게 들릴 수 있다고 이응복 감독도 인정한 바. 그는 “노래의 가사 의미를 생각했다”고 하지만 로맨스, 멜로 같은 장르가 아닌 크리처물엔 분위기로 먹고 들어가는 음악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나마 비와이의 엔딩곡이 ‘워리어스’보다 낫게 들리지만 상황과 분위기에 맞는 OST가 시즌2에 나와야할 필요성은 강조될 수밖에 없다. ‘워리어스’의 남용도 ‘스위트홈’에선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다.

# 공포 아닌 액션물 같은 '스위트홈', 크리처물 장르적 특색 살리기

크리처물은 좀비 아포칼립스 등 다양한 호러를 내포하고 있다. '부산행’ ‘킹덤’이 ‘스위트홈’과 비교되고 있지만 공포의 대상이 괴물이기 때문에 ‘판의 미로’나 '에이리언', 한국 영화에서는 '물괴’ '7광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크리처물에서 중요한 건 괴물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공포다. 원작 웹툰에서도 괴물들의 비주얼이 그림체지만 보는 이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그에 반해 넷플릭스 ‘스위트룸’은 괴물보다 사람들간의 관계를 통해 공포를 조성한다. 이는 이응복 감독의 연출 방향으로 보인다. 프로틴(근육) 괴물, 거미 괴물, 머리가 잘린(연근) 괴물 등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괴물들과의 사투 또한 공포보다 액션 타격감에 집중한 느낌을 준다. 특히 프로틴 괴물이 주먹질을 할 때마다 액션 장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시즌2가 나온다면 크리처들이 좀 더 공포스럽게 구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확 바뀐 서사, 캐릭터…원작 고유 색채 돌아올 순 없나

웹툰 원작에서 차현수(송강)에게 중요하게 적용되는 게 ‘마리아는 하늘에서’라는 애니메이션이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관둔 것도 이 애니 때문이며 윤지수(박규영)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것도 이 애니 캐릭터와 닮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드라마에선 차현수와 이은혁의 케미가 두드러지지 않는데 원작에선 둘 다 오타쿠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 케미가 돋보인다. 오타쿠 성향을 살렸다면 드라마에서 만화적인 대사들이 어색해보이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해본다.

드라마는 각 캐릭터들의 과거 서사가 파편처럼 흩어져 있어 이들을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강남 학원, 갑질, 왕따 등 한국적인 정서를 넣었음에도 공감할 수 있게 피부로 와닿진 않는다. 시즌2가 나오면 이러한 정서로 갈 것인지, 온전한 공포로 갈 것인지 방향을 확실히 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드라마에서 정재헌(김남희)의 캐릭터가 돋보이고 원작과 다른 설정의 편상욱(이진욱)은 후반부로 갈수록 영향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정의명(김성철)은 짧게 등장했지만 임팩트를 남겼다. 몇몇 캐릭터의 쓰임새는 칭찬할 만 하다.

# 회당 20억, 제작비 200억, 스케일이 더 컸으면

‘스위트룸’은 한국 드라마 시리즈 사상 최다 제작비를 들인 작품이다. 대부분이 CG에 투입된 듯 크리처 디자인은 눈을 사로잡을 정도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인 것에 비해 크리처들이 나오는 횟수가 적고 액션 스케일 또한 크지 않은 건 아쉬울 따름이다.

특히 그린홈 아파트에서 거의 모든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이 공간을 공포스럽게 구현하는 게 필요했다. 어두움 속에서 밝은 조명들이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웹툰의 세계를 실사로 구현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아파트를 나온 만큼 시즌2가 나오면 더 넓은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보여 스케일에 기대를 걸어본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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