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트로트의 열풍은 거셌다. 지난해 송가인이 선두에서 트로트계 열풍을 이끌었다면, 올해는 임영웅을 비롯한 '미스터트롯' 멤버들이 그에 힘을 보태며 K팝이 점령하던 국내 주류 음악시장에 입지를 넓혔다.

사진=TV조선

# '코로나 팬데믹' 속 위로

올 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도, 사람들과의 만남도 자제될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힘든 시국에 우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등장한 '미스터트롯'은 기성세대에게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35.7%라는 종편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 역시 힘든 시국과 맞물린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트로트에는 K팝과는 또다른 '삶'과 '한'이 담겼다. 우리네 삶과 아주 밀접하게 닿아있는 트로트는 '코로나시국'에 아주 시의적절한 장르라 할 수 있다. 실제 '미스터트롯' TOP7 멤버들이 팬들과 직접 소통했던 '사랑의 콜센타'에서도 "코로나19때문에 힘들었는데 '미스터트롯'을 보면서 위로 받았다"는 시청자들의 사연이 속출했을 정도로, 트로트라는 노래 하나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사진=연말 기부로 훈훈함을 전한 장민호 팬클럽

# 트로트 가수 팬들도 '덕질' 한다

'미스트롯'이 송가인의 원톱 체재로 남았다면, '미스터트롯'은 진(眞)인 임영웅을 넘어 출연진 각개 팬덤을 거느리며 트로트 전반적으로 '덕질' 문화를 공고히 했다. '미스트롯'을 통해 전 세대가 트로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미스터트롯'은 젊은 팬층을 다수 유입케 하면서 쐐기를 박은 셈이다.

지하철 전광판 광고부터 가수의 데뷔 기념일 등을 축하하기 위한 카페 컵홀더 이벤트, 가수의 이름을 내세워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기부까지. 아이돌 팬덤 내에서 벌어지던 흔한 '덕질' 풍경은 고스란히 트로트계에도 넘어왔다.

화력 역시 아이돌 팬덤을 능가했다. 음원차트 섭렵은 기본, 광고계까지 장악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입증했다. 임영웅의 경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세계적 K팝 그룹과 브랜드 평판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을 정도. 팬덤을 대상으로한 투표에서도 트로트 가수들을 순위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미스터트롯'에 출연하면서 '트바로티'라는 칭호를 얻었던 김호중은 음반 판매량을 통해 성인가요와 클래식계에서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는 첫 정규앨범 '우리家'를 통해 초동(발매후 7일간 판매량) 53만여장을 기록,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을 제치고 역대 솔로 초동 2위에 안착했다. 최근 발매한 클래식 앨범 역시 각각 26만, 25만여장의 초동 기록으로 7, 8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 너도나도 '트롯예능 전성시대'

이같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성공사례는 수많은 '트롯 예능'을 양산해내기에 이르렀다. 지난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모든 방송사에서 너도나도 트로트 가수를 대상으로 한 예능프로그램을 론칭했다.

대한민국 트롯신들이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SBS '트롯신이 떴다'부터 MBC '트로트의 민족', MBN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 KBS '트롯 전국 체전'과 같은 트롯 경연프로그램까지 줄줄이 등장했다. 특히 MBC는 '최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트로트와 아이돌을 접목한 '트롯돌' 다섯장(추혁진, 이회택, 김명준, 박형석, 옥진욱)을 탄생시키는 등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연휴 특집 역시 트로트가 장악했다. 여기저기서 '트로트 특집' 편을 꾸려 방송하는가 하면, 추석 연휴에 방송된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29%라는 시청률 대기록을 남기며 말 그대로 세대통합의 장을 마련했다.

사진=AAA 조직위원회

# '아이돌 전유물' 연말 시상식? 트로트도 있다!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MMA'(멜론 뮤직 어워드), 'AAA'(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등. 그간 연말 시상식이라 하면 흔히 아이돌 그룹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으로 트롯 열풍의 선두를 이끌었던 TV조선은 지난 10월 '2020 트롯 어워즈'라는 트로트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첫 시상식을 개최하며 성인가요의 역사를 되새겼다.

'트롯 어워즈' 뿐만아니라 여타 시상식 수상자에도 트로트 가수의 이름이 즐비했다. 임영웅은 '트롯어워즈' 6관왕에 이어 '2020 AAA' 3관왕, '2020 MMA' 3관왕을 기록했다. 특히 방탄소년단, 강다니엘 등과 함께 2021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인물부문에 선정되기도. 임영웅 외에도 원조 진(眞) 송가인과 영탁, 이찬원, 김호중, 장민호, 정동원, 김희재 등 '미스터트롯' TOP7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렇듯 트로트는 기존 성인가요의 장벽을 넘어 대중들과 가까워졌다. 이같은 트롯 전성기는 국내뿐 아니라 외신들의 관심까지 집중시킬 정도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K팝의 뒤를 이어 또한번 한류를 이끌어갈 K트롯의 성장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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