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부터 끝까지 덮친 한 해였다. 전세계가 단 한번도 겪지 못한 위기 상황에 놓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로 뭉쳤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문화가 변하면서 이와 관련된 신조어들이 대거 생성됐다. 코로나19가 낳은 신조어들을 알아본다.

# 집에서 안전하게! – 집콕, 홈트, 산스장 & 공스장, 홈코노미, 코로나케이션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어려워져 집에만 있어야하는 상황이 많았다. 이에 집에 콕 박혀있다는 의미의 ‘집콕’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집콕과 관련된 유통, 식음료 등 다양한 상품, 서비스가 등장했고 집콕하는 집단을 일컬어 ‘집콕족’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집에만 있다보니 간단한 바깥 운동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집에서 트레이닝하는 홈 트레이닝의 줄임말 ‘홈트’가 유행했다. 이와 관련된 제품들도 큰 인기를 얻었다. 네이버가 올해 1~11월 스마트스토어에서 팔린 상품을 분석한 결과 홈트레이닝 용품은 전년 대비 88%, 요가·필라테스용품은 103%, 헬스용품은 83% 각각 성장했다. 또한 자연과 함께하는 운동을 말하는 산과 헬스장, 공원과 헬스장의 합성어인 '산스장’ '공스장’도 많이 사용됐다.

또한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 ‘홈코노미’도 많이 사용됐다.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닌 휴식·여가·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집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이르는 용어로 굳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대부분의 여가는 물론 소비활동까지 해결하는 홈족들이 증가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코로나케이션’은 코로나19와 방학(vacation)의 합성어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학교들의 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된 기간을 방학에 빗대 붙여진 신조어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학교 1만762곳이 등교 중단했다. 사흘 연속 등교 중단한 학교가 1만곳이 넘었다. 특히 올해 수능은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11월 둘째주 목요일이었던 일정을 옮겨 12월 3일 치렀다.

# 멀리서 바라보기! – 온택트, 사회적 거리두기, 비대면

‘온택트’는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온라인을 통해 대면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말이 '비대면’이다. 온택트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 검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다양한 ‘드라이브 스루+α’ 서비스와 온라인을 통한 전시회·공연의 증가, 재택근무로 인한 화상회의, 온라인 개학에 따른 교육 분야의 비대면 학습 이용자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온택트 만큼 실생활 용어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실시된 정부의 권고 수칙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및 모임 참가 자제, 외출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지난 6월 28일부터는 각종 거리두기의 명칭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일됐다. 코로나19 유행 심각성과 방역조치 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돼 시행되다가 정부는 지난 11월 1일 1.5단계, 2.5단계를 추가한 5단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사람들은 그에 맞는 행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 혼자서 즐기기! – 집관, 차박, 랜선투어, 홈캉스

‘집관’은 집에서 관람한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다. 대표적으로 스포츠 경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프로축구 K리그1과 프로야구 KBO리그 등은 올시즌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입장 가능한 관중 수도 달라졌다. 이에 팬들은 집에서 방송을 통해 경기를 보게 됐다.

삼성전자, 전자랜드 등 가전 시장에서 '집관’ 트렌드에 힘입어 관련 프로모션을 하기 시작했고 OTT 서비스 넷플릭스, 왓챠 등도 큰 인기를 얻었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결제액을 근거로 추산한 지난 9월 한국의 넷플릭스 유료 결제자는 336만명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84만명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전세계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고 국내 여행지도 쉽게 돌아다닐 수 없게 되자 SNS나 TV를 통해 대리 여행을 즐기는 ‘랜선 투어’, 바캉스 시즌에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홈캉스’ 그리고 ‘차박’이 유행했다. 차박은 여행할 때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른다는 뜻의 단어다. 지난 2월 차량 개조법이 통과되면서 일반 차량도 차박할 수 있게 개조 가능해졌다. JTBC ‘갬성캠핑', MBC ‘나 혼자 산다’ 등에서도 캠핑카, 차박 여행이 등장해 대세임을 입증했다.

자동차 업계에도 SUV 열풍이 불었다. 지난 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11월 국내 승용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보다 약 8% 증가한 126만111대다. SUV, 밴형 차량(CDV) 등 레저용 차량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총 65만3880대가 판매돼 세단 판매량(60만6231대)을 5만대 이상 웃돌았다.

# 달라진 우리 자신! – 호모 마스쿠스, 코로나 블루, 코쿤, 턱스크

코로나19가 만든 신인류가 바로 ‘호모 마스쿠스'다. 라틴어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 호모(Homo)와 마스크(Mask)가 합해진 말로 감염을 피하기 위해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인류가 돼버린 현 상황과 밀접한 신조어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30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는 아동·청소년은 49.6%에 달했다.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도 코로나19 여파에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난 13일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쇼핑 키워드로 ‘코쿤(COCOON)’을 선정했다. 코쿤은 코로나(Corona), 걱정(Concern), 온라인(Online)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누에고치라는 뜻으로 외부 세상과 분리해 자신만의 공간에서 생활하며 온라인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턱스크’는 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고 턱만 가리는 착용을 비꼬아 쓴 말이다. 각종 뉴스에서 ‘턱스크 논란’ 기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 턱스크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이와 관련된 신조어로 코만 가리는 ‘코스크’도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신조어들이 탄생했다. 좋은 뜻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이런 신조어들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픽사베이,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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