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일상을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많은 것을 뒤흔들었다. 올 한 해는 이적의 노래 ‘당연한 것들’처럼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린” 시간이기도 했다. 마스크 없던 과거의 일상으로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가운데 사람들은 이제 실내생활의 라이프스타일을 맞춰 나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전국 만 15세 이상 국민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여가활동조사와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혼자서 하는 여가활동이 지난해 54.3%에서 올해 60.0%로 늘어났다. 가족이나 친구 등과 함께하는 비율은 45.7%에서 40.0%로 줄어 들었다.

사진=픽사베이

자투리 시간 취미생활? 규칙적인 일상으로

여가 시간을 외국어 회화 등 자기계발에 할애하는 1인 가구는 온라인 클래스로 눈길을 돌렸다. 학원가 역시 이에 발맞춰 ‘인강’(인터넷 강의)를 점차 늘려 나가고 있다. 비단 회화 등 학습적인 영역에만 이같은 움직임이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클래스101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온라인 클래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했다. 12월 초 기준 클래스101의 누적 클래스 수는 올해 초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기존 취미, 머니, 커리어 등에 이어 키즈, 운동 관련 클래스도 확장됐다.

나만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시간이 남으면’ 즐기던 취미생활이 규칙적인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드로잉, 공예 등 인기 클래스는 물론이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명상, 요가 등도 주목을 받았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부업 및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주식, 투자, 온라인 쇼핑몰 등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머니 클래스도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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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찾는 사람들, 홈가드닝부터 홈파밍까지

실내생활의 답답함과 스트레스로 힐링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중 하나가 바로 홈가드닝이다. 단순 식물을 키우는데서 진화해 채소 등을 기르는 홈파밍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교원그룹 건강가전 종합 브랜드 웰스(Wells)에 따르면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의 렌탈 계정수가 지난해 보다 14% 이상 늘었다. 별도의 전원 공간이 없는 집에서 식물을 기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한국화훼농협과 손잡고 적상추·바질·레몬 밤·방울토마토의 씨앗과 화분, 배양토, 분무기 등 홈가드닝 용품 15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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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워진 카페-식당 방문, 홈테인먼트로 진화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그 차이는 있지만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오면서 홈베이킹이나 홈카페를 꾸미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올해초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유행처럼 번진 달고나 커피 만들기만 봐도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느껴진다.

SG닷컴이 지난 2월부터 이달 12일까지 '홈테인먼트'(home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직전 두 달 대비 매출이 2배 늘었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체험하고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홈쿠킹 제품은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팬케이크·쿠키·브라우니 등 각종 믹스류 상품 매출도 152.5% 증가했다. 홈카페 상품도 인기다.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메이커, 원두 분쇄기 등 커피 관련 가전은 74.5%, 캡슐형 커피는 25% 매출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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