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김남희는 우연히 생존 파트너가 된 윤지수(박규영)와 묘한 러브라인을 그렸다. 정재헌이 윤지수에 대한 감정선을 “첫눈에 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라고 설명했다.

“지수는 거칠어 보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남을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인물이에요. 아마 근육괴물과 마주했을때 지수가 먼저 달려나갔던 거 같아요. 그 모습에 재헌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실제 규영이 성격이 지수와 많이 닮은 거 같아요. 상당히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액티비티한 액션도 좋아하고요. 어린 배우와 호흡하는데 부담이 있었는데 남동생과 연기하는것처럼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그린홈 생존자들은 저마다의 시그니처 무기가 있다. 정재헌은 진검을 무기로 사용했다. 하지만 촬영 중에 진검이 사용된 건 단 한 신 뿐이라고. 나머지는 안전을 위해 무딘 칼을 소품으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근육괴물을 잡고 묻은 피를 손가락으로 튕겨낼 때 진검을 썼어요. 그 칼이 워낙 날카롭고 위험하니까, 제가 칼만 들고 돌아다니면 주변 사람들이 조심하시더라고요. 그 액션을 하려고 하니까 부담스러웠어요. 다치면 안 되니까요. 무술팀의 규칙대로 촬영을 했어요”

정재헌으로 인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게 된 편상욱 역의 이진욱은 ‘셔터신’을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았다. 그저 기억에 남는 장면 정도가 아니라 배우 김남희에 대한 극찬으로 이어졌다. 김남희 역시 “이진욱 선배님이야 말로 진짜 정재헌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말했다.

“워낙 수다를 좋아하세요. 술도 한잔 안하시고, 담배도 안 피우시거든요. ‘스위트홈' 때문에 담배를 배우셨어요.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보면 정말 편해요.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진욱 선배님을 보면서 자랐어요. 하지만 그런 부담감이나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편했어요. 셔터신도 그래서 더 잘 나온 거 같아요. 재헌도 마냥 밝은 과거가 있는 사람이 아니기에 상욱을 용서한다, 구제한다까지는 과대 해석일 수 있을 거 같아요. 진심을 느낄 수만 있다면 같이 살아가도 괜찮다고 여기면서 연기를 했어요”

이전에도 좀비물인 ‘킹덤’이 있긴 했지만, 시리즈물에서 전혀 새로운 크리처가 등장하기는 ‘스위트홈’이 처음. 김남희에게도 이런 시도는 새롭게 다가왔다.

“블루스크린을 보면서 연기를 한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처음에는 적응하는게 조금 어려웠어요. 촬영을 해내갈 수록  익숙해지니까 편해지더라고요. 그러다 진짜 사람과 연기를 하면 반가웠어요(웃음). 넷플릭스라는 시장에서는 드라마, 영화가 심의와 표현 면에서 보다 자유롭고 예술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되요”

출연진의 한 사람, 혹은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김남희는 ‘스위트홈’을 통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인물의 욕망이 괴물화된다는 전제가 있잖아요. 모든 인간은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을 이성으로 누르고 산다고 생각해요. ‘스위트홈'의 배경대로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표출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한 편으로는 되게 시원할 거 같기도 해요. 그렇다면 더 강력한 괴물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 반면 선악의 기준이 무너지면 얼마나 난장판이 되어버릴까 싶기도 해요. 모든 인간은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과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사진=디에이와이엔터테인먼트,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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