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25년차를 맞이한 배우 정웅인. 특히 지난해에는 단막극과 연극, 그리고 ‘날아라개천용’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화하며 누구보다 바쁘고 알찬 한해를 보냈다. 단순히 다작에 의미가 있는 게 아니다. 2인극인 ‘얼음’은  그 형식에서, 그리고 오랜만에 출연한 단막극인 ‘나들이’에서는 매체에서 굳혀진 악역 캐릭터를 벗어나 소시민의 얼굴을 보여줬다.

곽정환 감독과는 ‘보좌관’ 시리즈와 ‘날아라 개천용’까지 인연을 이어오며 안정적으로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주연 배우 교체 등으로 잡음을 빚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국에도 무사히 드라마를 마치며 정웅인은 “늘 무슨 일을 하기전에 ‘무사히 끝나길 바랍니다’, ‘무탈하게 마치고 싶다’라고 하잖아요?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 마치길, 코로나19때문에도 그렇고 그 간절함이 더욱 커졌습니다. 그야말로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라고 전했다.

‘보좌관’의 오원식이 심술궂은 빌런이라면, ‘날아라 개천용’ 장윤석은 야망과 인간미가 적절히 이루어진 ‘볼매’ 캐릭터다. 장윤석의 준비 과정에 대해 정웅인은 “감독님께서 전화로 이야기를 주셨어요. ‘보좌관’때 캐릭터랑 어떤 면이 다르냐고 물어보니 ‘더 쎄죠!’ 라고 하시더라고요”라며 “그래서 아! 더 쎄게 주인공들을 괴롭혀야겠다는 일념하에 시작을 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잘 해내자 라고 생각했어요”라고 밝혔다.

KBS 2TV 단막극 ‘나들이'에서 정웅인은 길을 지나다 한번쯤 마주칠 듯한 친숙한 이웃의 얼굴을 하고 있다. 또 극 안에서 홀로 사는 금영란(손숙)과 만들어가는 특별한 우정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고된 현장인데다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배우들이 대부분 고사하는 단막극 출연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했다.

“‘나들이’는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어요. 이런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기 때문에 흥미롭기도 했구요. 분명 연기하는데 있어서는 굉장히 어려웠어요. 무색 무취의 캐릭터잖아요. 아무 것도 안할 수도 없고, 자칫 잘못하면 신파로 흐를 수 있고…. 자기 옷이 아닌 것 같은 정말 이상한 연기를 하게 될까봐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보신 분들이 ‘잘봤다’라고 이야기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어하는 도전 정신이 좋게 보인 것 같아요”

25년차 배우가 된 정웅인. ‘날아라 개천용’ 촬영 중에 연극 ‘얼음’ 연습에 임했고, 차기작으로 애플TV ‘파친코’에 출연을 준비 중인 그에게 이같은 열일 행보의 원동력을 물었다.

“정웅인이라는 배우에게 기대감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어떤 작품을 하든 늘 새로움에 도전하는 배우이고 싶어요. 같은 악역이라도 다르게 입체적으로 할 수 있는 배우요. 앞으로 오래도록 연기를 더 하고 싶으니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해요. 아무래도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인 것 같아요. 가족들이 단지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만의 그리는 목표가 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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