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주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직은 모델, 혹은 방송인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번 '세자매'를 통해 배우 타이틀도 전혀 어색함이 없음을 재차 입증했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장윤주는 철부지 셋째 미옥 역을 맡았다.

배우로서는 신인인 장윤주가 김선영, 문소리라는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건 결코 쉽지않은 도전이었다. 때문에 그는 "튀지 않고 잘 묻어나오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처음 영화를 시작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그동안의 이미지나 커리어는 다 없는 상태로 임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언니들과 같이 있을때 혼자 다른 연기를 하고있지 않고 잘 녹아들어 있어야한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저 혼자 튄다거나 그런 것 없이 잘 섞여있고 묻어있어서 안심이 됐어요"

10대에 모델로 데뷔한 뒤 꾸준히 연기 러브콜을 받았었다는 장윤주는 지난 2015년 영화 '베테랑'으로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했다. 코믹액션 연기를 찰지게 소화해냈지만 '세자매'는 완전히 결이 다른 작품이다. 진중하고 섬세한 표현이 필요했다. 게다가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자매 호흡을 맞춰야했으니 단번에 출연을 결심하진 못했다.

"'세자매'를 재작년에 만나게 됐는데 다른 작품들이랑 다르게 내가 세자매 막내로 살아왔으니 더 애정이 갔어요. 다만 시나리오를 봤을때는 이렇게 큰 역할을 대배우 분들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죠. 또 내가 연기를 계속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도 있어서 선뜻 오케이하지 못했죠. 그때마다 문소리 선배님이랑 많이 대화를 나눴어요"

"'베테랑'과는 결이 완전 다르죠. 오히려 그건 좋았어요. 상업적인 일들도 좋아하지만 갖고 있는 취향이 마이너한 느낌이 있거든요. 이번 영화도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어요. 그동안 제 연기와 작품 선택에 대해 고민을 오래 해서 그런지 되게 깔끔하게 작품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장윤주가 맡은 미옥은 전형적인 막내미를 보인다. 철부지에 골칫덩어리다. 술주정을 부리고 다소 폭력적이기까지 하니 언니들로부터 기피의 대상이 된 건 당연해보인다. 장윤주도 실제 가족 중 막내딸이기는 했지만 그런 미옥의 행동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미옥을 처음 봤을때 '왜 이 인물은 이런 행동을 해야할까' '어디가 그렇게 아플까' 그런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김)선영 언니 말대로 캐릭터를 사랑하기로 결정한 뒤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더라고요. 모든 신에 진심을 담아서 미옥이라는 인물을 믿었고 사랑했어요. 그게 가장 큰 마음의 결단이고 준비이지 않았나 싶어요"

"미옥은 (언니들이 당한 가정폭력에) 무의식적으로 괴롭혀지는게 아닌가 생각들어요. 그래서 커서도 계속 못난 구석으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작가로서 어린시절 아픔을 이겨낼만큼 성공한 것도 아니고, 어디가서 작가라고 얘기하기도 뭐한 백수에 가깝죠. 그래서 술에 의지하고 잠시나마 현실을 도피하려는것 같아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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