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러시아 영화 ‘레토’에서 국민 영웅 빅토르 최를 연기한 유태오가 2-3년이 지나 국내 스크린, 브라운관을 접수했다. 2월 10일 개봉하는 ‘새해전야’에서 유태오는 그동안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것과 다르게 보는 이들의 연애 세포를 깨우는 역할로 친근하게 다가온다. 유태오의 새로운 면을 ‘새해전야’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작품이다. 유태오는 이번 영화에서 오월(최수영)과 오랫동안 연애 중인 패럴림픽 스노보드 선수 래환 역을 맡아 최수영과 찐 케미를 보여준다.

“’새해전야’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었고 래환이라는 역할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홍지영 감독님과 미팅을 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전했어요. 미팅 후에 바로 출연을 결정한 것 같아요.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감독님을 미팅 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번 본 게 다였어요. 그때는 이미 편한 상태였죠. 제가 지금까지 여러 역할을 해왔는데 이런 클래식 로맨스가 장르적으로 저를 움직였어요.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연말, 새해에 가족과 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좋았죠.”

“연기 준비 단계에서 저의 농구선수를 꿈꿨던 시절, 그때 겪었던 좌절을 생각했어요. 래환을 연기한 순간부터는 마음가짐을 달리해 오롯이 래환이 되려고 했죠. 패럴림픽 선수들을 조사해 그분들의 행동, 감정을 캐치하려고 했고 래환의 아픈 과거가 아닌 오월과 행복하게 지내는 현재에 몰입하려고 했어요.”

유태오는 어린 시절 농구선수를 꿈꿨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그 꿈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의 과거가 래환과 어느 정도 닮아있었다. 하지만 래환은 한쪽 다리가 없어도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사랑하는 오월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다리 한쪽을 새로 얻은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제 과거도 래환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었죠. 제가 패럴림픽 선수만큼의 고통은 느끼지 못했지만 꿈꿔왔던 농구선수를 십자인대 파열로 포기해야 했고 극복과정에서 느꼈던 심경들이 래환과 비슷했다고 봐요. 그런데 제가 감히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도 어렵네요.”

“저와 래환의 싱크로율 100%인 것 같아요. 감수성이 100%지, 신체능력은 0%. 제가 다리 한쪽이 없는 래환의 마음을 100% 알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래환이었다면 패럴림픽 선수가 될 생각도 못했을 거예요. 다시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패럴림픽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고 스스로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니까요.”

‘새해전야’에서 래환과 오월은 장수 커플로 등장한다. 유태오는 니키리와 14년차 부부로 결혼 생활을 하고 있고 최수영도 정경호와 오랫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연애, 결혼 경험이 장수 커플을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으며 그만큼 호흡적인 면에서도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수영 씨와 처음부터 편했어요. 수영 씨도 오래된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저도 결혼한 상태여서 그런지 서로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가 있었어요. 전작들과 예능에서 수영 씨를 봐왔어요. ‘걸캅스’에서 처음으로 인식됐고 소녀시대 멤버들이 미국에서 ‘레터맨 쇼’에서 춤을 췄을 때도 기억이 남아요. 그 이야기를 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제가 아이돌 출신 배우와 연기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수영 씨가 먼저 캐스팅이 됐는데 제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잘됐다고 하더라고요. 안심이 됐죠. 파트너가 잘한다고 하면 배울 점이 있지 않나 싶었거든요.”

“래환, 오월 커플의 첫 등장이 화면에 잘 담기길 바랐고 잘 나온 것 같아요. 래환, 오월 커플이 7년간 사귄 걸로 나오잖아요. 영화에서 제일 오래 사귄 커플로 등장하니까 관객분들이 보실 때 편한 느낌이 나오길 바랐어요. 그런 관계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또 기억 나는 장면은 래환이 스노보드 타는 신. 제가 직접 스노보드를 다 타지 않았어요. 진짜 선수 분이 오셔서 대역을 해주셨거든요. 티가 안 나서 참 좋았어요. 제가 준비과정에서 스노보드 레슨을 받았지만 선수급으로 보이기엔 역부족이었죠.(웃음)”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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