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보니 스토리 설정에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조 감독은 '스타워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다수 SF 영화와 '마크로스' 시리즈 등 만화들을 참고하며 2092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막상 영화에서의 인물들을 보면 지금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성희 감독이 의도한 부분이었다.

"2092년이라고 한 것은 최첨단 나노봇, 중력 극복 같은 미래 과학기술과 수레를 끌거나 재래식 공구로 기계를 수리하는 등의 것들이 공존하길 바랐어요. 적당한 지점을 찾다보니 1세기를 넘어가면 안된다고 봤죠. 결과적으로 너무 무겁지 않고 심각해보이지 않게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또 주인공들이 육체노동을 하고 일이 끝나면 피곤한 고된 삶을 살길 원했어요. '저 시대에도 저래?' 라고 느낄수도 있지만 지금 시대만 보더라도 인공지능, 증강현실 같은 것들이 있지만 아직도 벽에 손으로 망치질을 하고 리어카를 끌기도 하잖아요?"

현재와 미래의 시간적 균형 못지않게 한국과 세계의 공간적 균형도 신경썼다. 영화를 불호로 본 관객들은 스토리상의 신파를 이유로 든다. 조성희 감독은 익숙함과 낯섦의 정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인물들이 화투를 치거나 대출을 걱정하는 등 할리우드 작품들과 다른 '한국형' SF를 만들고자 했다. 

"우주에서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서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하며 나오는걸 관객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걱정했어요. 주변 의견을 들어보면 그런 것 자체로도 위화감이 들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그걸 돌파하고 싶었어요. 그게 차별점이자 개성으로 드러나게 하고 싶었거요. 나와 크게 다르지않은 사람들이 나온다는 점. 그들이 주인공이라는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영화의 개성이지 않을까 싶어요"

"어느 정도 낯설게 할 것인지 하는 부분들에 많은 토론과 논의들이 있었어요. 이 영화가 너무 멀리 나아가지 않길 바랐어요. 설정이나 인물, 언어 같은 것들이 자칫하면 낯설게보일 위험이 있죠. 또 영화가 가족들이 2시간 동안 신나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너무 벗어나면 낯섦의 정도가 위험할 수 있겠다 생각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조심스러웠던 게 있는 것 같아요"

③에서 계속됩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