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어린아이일 것 같던 배우 김향기가 어느덧 성인 연기자로 성장, 관객들을 위로하고자 나섰다. 영화 '아이'에서 보호종료아동 아영 역을 맡았다. 그리고 따뜻한 위로와 공감으로 극중 인물들은 물론 관객들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적시고 있다.

"시나리오를 볼때 술술 읽혔어요. 선택에 있어서 '왜?' 라는 의문이 없었죠.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신기했고, 또 저와 닮아있는 인물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흥미로웠어요"

'아이'는 일찍 어른이 돼버린 아이 아영(김향기)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놓인 상황이야 다르겠지만 김향기는 아영과 한 개인으로서 닮은 점들이 많았다며 공감하기도 했다.

"아영 주변의 상황, 조건들을 제외하고 한 주체로서 느낌이 닮았다고 봤어요. 말로 표현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생각하는 가치관을 실행하는 방식이나 그 안에서 어떻게 풀어내고 행동하는가 사소한 것들, 그런 방식들이 닮은 것 같아요"

보호종료아동을 그려내기란 쉽지 않았다. 아영은 완벽한 성인도, 마냥 어린아이도 아닌 모호한 경계에 놓인 인물이다. 김향기는 최대한 아영이 놓인 처지에서 상황을 따라가고자 했다.

"아영인 스스로 자립해서 생활을 이어가야하는 인물이에요. 굉장히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가죠.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보다 더 성인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 폭 넓게 느껴야하는 것들을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아영이가 살아가기 위해 하는 것들에 집중해야했죠"

"보호종료아동이라는 말 자체가 사회에서 부르는 말이잖아요. 어떻게 받아들여서 캐릭터를 만들어야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냥 아영을 이루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보호종료아동이라는 것으로 봤어요. 아영인 본인이 노력해서 가질 수 없는 마음의 공허함, 결핍이 있죠. 내재된 것들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길 원했고요.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는 친구라고 봤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할 때 가장 어려운 대상이 동물과 어린아이다. '아이' 역시 6개월 된 아이 혁이가 상당 부분 등장했다. 아영이 아동학과 학생이자 베이비시터인 만큼 김향기는 혁이를 능수능란하게 다뤄야했다. 실제로 아이를 낳아본 적도 길러본 적도 없으니 쉽지 않았을 터. 그러나 김향기는 의외로 "편안하게 촬영했다"며 혁이를 연기한 지안-지욱 쌍둥이 형제에게 고마워했다.

"혁이 역을 맡은 지안이 지욱이가 연기를 너무 잘해줬어요. 항상 현장에 아이 부모님이 같이 계셨거든요. 때도 안썼고요. 육아의 고통을 느낄만큼의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또 혁이에게 밥을 먹이고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아이가 토하는 장면이 있어요. 어떻게 촬영해야하나 고민이 많았죠. 근데 아이가 밥을 먹고 부모님이 하시는 것처럼 연기를 했는데 실제로 아이가 토를 했어요. 덕분에 자연스럽게 장면이 완성됐죠"

"사촌 동생 중에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는 동생이 있어요. 지금은 아기가 지나 아이가 됐지만 가끔씩 놀아주곤 했죠. 이번에 작품하면서는 놀아주는 것 뿐 아니라 돌봐줘야 했잖아요. 그런 점에서 차이는 좀 있었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