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던 ‘철인왕후’. 그만큼 기억에 남는 명장면도 많은 작품이었다. 설인아 역시 시청자 중 한 사람으로 이 작품을 재미있게 지켜봤다. 이에 “제가 나오지 않아도 인상적인 장면이 정말 많았어요”라고 애청자의 시선을 전했다.
“화진이가 나오는 신에서는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위해 영평군한테 국궁장에서 '그 시체는 꼭 오월이어야만 한다.'라고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그 때 시청자분들이 보기에는 ‘화진이가 미쳤구나’라고 보였을 수 있지만, 저는 화진이가 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라고 봤기 때문에 인상적이었어요. 대본을 읽을때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요. 그 상황을 믿고 싶을 만큼 화진이가 많이 불안해 보였는데 한편으론 제가 생각하기에도 좀 미웠어요”
‘철인왕후’ 속 다른 캐릭터들이 감정을 외적으로 표출한다면, 조화진은 이를 인내하다 결국 흑화의 도화선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철종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 또 김소용에 대한 질투 등의 감정 연기가 힘들지는 않았을까.
“제가 보기에 화진이는 조금 딱하고 사랑에 솔직해서 상황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캐릭터 같아요. 화진이가 상대에 따라 감정 표현하는 것이 극과극이었는데 상대 캐릭터에 따라 감정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설인아로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봤어요. 너무 악역으로 보지 마시고 좀 크게 보면 화진이의 다양한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이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자칫 주인공 김소용을 향한 날선 감정 표현이 시청자들에게 비호감으로 비칠 수도 있었지만, 설인아는 오직 캐릭터에만 집중했다.
“흑화로 인한 연기의 부담감은 없었어요. 온전히 제가 사극에 맞는 톤으로 전달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많았죠. 제가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여배우 중에는 저만 정극이었다보니 코미디적인 요소가 없어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했던 게 혼자 너무 정극으로 가면 드라마 전체적인 분위기에 튈 수 있으니 이를 녹여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실검 요정이라고 불릴 정도로 예능만 출연하면 작품 속에서는 보지 못한 반전 매력을 선사해온 설인아. 연이은 작품 활동으로 예능에서 최근 만나기 힘들었기에 예정에는 없는지 물었다.
“‘개는 훌륭하다’, ‘워크맨’ 즐겨봤었고, ‘윤식당’, ‘윤스테이’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어요. 제가 일하는 것을 좋아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위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