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철인왕후’에서 차청화가 가장 많이 호흡하는 배우는 신혜선, 채서은. 차청화는 주연 배우로서의 부담감을 짊어지고 쉽지 않은 배역을 소화해낸 신혜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친구 자체가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에요. 워낙 열심히 하는 사람이고, 성실하고, 배려심도 많아서 안 좋아할라야 안 좋아할 수가 없었어요. 처음 현장에서 만나자마자 마음이 확 열리더라고요. 제가 ‘우리 잘해보자’고 그랬어요. 사실 타이틀 역할이 굉장히 힘들잖아요. 김소용은 남자 영혼이 들어와 있는 설정이기도 하고, 많은걸 신경썼어야 하는데 멋있게 해내더라고요. 그 친구를 보면서 '내가 저 나이때 어땠지’ 생각하게 됐어요”

단 한번도 ‘웃겨야 한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차청화는 “저는 되게 심각했어요”라고 밝혔다. 등장만으로 웃음을 장전하게 만드는 존재감에도 불구 “최상궁은 심각하고 속상하고, 때로는 기뻤어요. 마마를 보필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걸 재밌게 봐주신게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철인왕후’ 촬영장은 저마다 재미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아이디어 각축전이었다.

“전체가 다 아이디어 뱅크였어요. 사실 한명이라도 소극적인 태도라면 좀 힘들 수 있었을 거 같아요. 전체 케미가 맞아야 그런 재미가 나올 수 있잖아요. 어쩜 하나같이 열심히 캐릭터를 분석해 오는지…(웃음). 그래서 늘 신이 나서 촬영장에 갔어요. 촬영 끝나면 ‘보고 싶을 거에요’하면서 집에 갔거든요”

국내는 물론 아시아, 그리고 미국과 유럽까지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차청화는 그 존재감을 십분발휘했다. 특히나 연기 만렙인 김선영, 김정난, 장소연 등과 함께 사택마을 4인방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캐릭터를 보여줬다.

“‘사랑불’ 사택마을 4인방 중에서는 제가 막내였어요. 막내로서 언니들의 예쁨을 받았어요. 이번에는 중궁전 3인방 중에 맏이였어요. 언니들과 하는 재미, 동생들과 하는 재미가 약간 다르잖아요. 이번에는 같이 하는 친구들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나이 차이를 못 느꼈거든요(웃음). 언니들과 할 때는 좋은 점을 많이 봤어요. 삶에 있어서도 배울 점이 굉장히 많아요. 제가 갈 길을 먼저 걸으신 선배님들이니까요. 후배들을 보면 저런 게 있구나. 배울 점들이 양쪽으로 많아서 다 재밌었어요”

성격만 보면 완벽한 ‘인싸’(인사이더)였지만 누구나 한다는 SNS가 하나도 없는 데 의문도 생겼다. 차청화는 “제가 사진을 잘 못 찍어요”라고 명쾌한 답을 줬다.

“일하면서 찍히는건 괜찮은데 제가 사진을 잘 못 찍어요. 사진에 관심이 없으니까 공을 안 들이게 되더라고요. 제가 하나를 하면 또 굉장히 열심히 하는 편인데, 그게 안될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대신 보는 건 좋아해요. 블로그나 유튜브 보면 제가 필요한 것들을 신기하게 사람들이 다 올려놓더라고요. 심지어 행거 조립법도 나와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를 묻는 말에도 거침이 없었다. 연기에 대한 욕심, 그리고 작품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다 해보고 싶어요. 강인하게 박힐만 한 장르물은 아직 없었던 거 같아요. ’블랙’이라는 작품을 했지만, 그게 저라는걸 많이 모르시는 거 같아요. 형사 역할이나 액션도 해보고 싶어요. 다중인격자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돌아갈 수 없는 청춘물도 해보고 싶어요. 다 해보고 싶어요(웃음). 최대한 다 해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열심히 해보겠어요”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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