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75) 국민의당 전 대표는 미국에서 사업가로, 뉴욕한인회장으로 활동하던 중 DJ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전남 목포를 지역구로 당 대변인, 원내대표, 문광부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당대표 등 요직을 전전했다. 백전노장인 그를 두고 여야 정치인들은 빈번하게 '올드보이'라고 맹공을 가하지만 막강한 정보력과 광범위한 인맥, 일명 촉(통찰력)에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16일 그의 입과 손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정치권에 전방위로 터져 나오는 폭발력 강한 사건들에 대해 자신의 SNS, 방송을 최대한 활용하며 핵심을 찌르는 독설, 귀 기울일 만한 평가와 전망을 잇달아 내놨기 때문이다. 노회한 정치9단에 걸맞은 말말말을 추렸다.

 

 

01. 비리사찰공화국

롯데홈쇼핑 로비 의혹에 휘말린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결국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검찰이 수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친박 중진인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친박 재선 이우현 한국당 의원도 비리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떡값’ 명목으로 총 10차례에 걸쳐 회당 수백만원씩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여야의원 5명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본격적인 사정 한파에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이에 대해 박지원 전 대표는 자신이 페이스북에 “국정농단, 댓글에 이어 총체적으로 비리사찰공화국이 되어갑니다”라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민간인사찰'이 아닌 '비리사찰'이란 은유가 돋보인다.

 

02. (안철수측) 저능아들

이날 오전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안철수 측이) 현재 우리 국민의당 의원들에게 ‘너희 나갈 데 있느냐, 나갈 테면 나가봐라’ 이러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이렇게 짓밟고 간다면 나갈 데가 있다”고 집단탈당을 강력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더불어민주당과는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바른정당과의 연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당내 통합파에 대해 “명분상에서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며 깔아뭉갰다.

 

03. 간교한 MB...박근혜보다 더 나쁜 사람

역시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MB는 박근혜보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박 의원은 그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요물을 만나서 농단을 당한 측면이 있어 일말의 동정도 있는데 MB는 모든 걸 같이 했다”며 “군을 정치에 개입시킨 건 천인공노할 일이고 역사를 얼마나 후퇴시킨 대통령이냐. 그런가 하면 갖가지 비리, 댓글 등을 보면 간교한 분이다”고 힐난했다.

 

 

04. 유승민, 감춰진 발톱

탈당파로 인해 11명으로 축소된 바른정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유승민 의원에 대해 "(유 대표가) 유연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감춰진 발톱이 보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도 그렇게 믿어선 안된다"며 "유승민 대표도 1차적으로는 국민의당, 2차적으로는 한국당에서 보수대연합을 한다, 여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도 외국으로 나가면서 '통합하라' 이런 걸 보면 일련의 보수대연합의 한 방법으로 우리 국민의당이 끌려들어가지 않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05. 개판 끝장토론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둘러싼 극심한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오는 21일로 예정된 국민의당 끝장토론에 대해선 "개판될 것 같다"며 "어제도 몇 사람들 삼삼오오 만나보면 안 된다는 것도 강하고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안철수 대표도 안 한다고 그런다, 지금 현재 말씀은. 그러니까 그 주위에 있는 한두 사람은 계속 라디오에 나와서, 회의석상에 나와서, 자기들끼리 회의니까 (자꾸 통합할 것처럼 얘기한다)"고 질타했다.

사진= 박지원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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