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학폭(학교폭력) 논란의 불똥이 방송국으로 튀었다.

최근 배우부터 아이돌까지, 연예계를 덮친 학폭 피해 주장이 방송 편성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26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컴백홈’ 측은 국민MC 유재석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던 배우 조병규의 출연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 측은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연 보류”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실상의 하차 수순이다. 조병규를 둘러싼 학폭 의혹이 최초로 불거진 것은 이달 16일이었다. 뉴질랜드 시절 조병규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해당글은 허위사실로 밝혀졌지만, 이후 또다른 작성자의 폭로글이 게재되며 논란이 가속화됐다.

소속사에서는 관련 게시글들과 관련, 허위사실과 명예훼손으로 법적대응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후 조병규 역시 억울함 심경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지만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결국 조병규는 데뷔 후 첫 고정 예능으로 기대를 모았던 ‘컴백홈’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물론 후임을 물색해야 하고, 한 차례 녹화가 미뤄진 점에 있어서 어느 정도 피해가 있지만 촬영이 진행된 바가 없다는 점에서 ‘컴백홈’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 배우 박혜수가 출연하는 ‘디어엠’(Dear.M)의 경우 첫 방송을 이틀 앞두고 편성이 불투명해졌다.

당장 부도덕한 연예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시청자 입장에서야 해당 배우들의 활동이 지속되는 걸 불편하게 느낀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은 난처할 수 밖에 없다. 논란이 계속되지만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된 바는 없고, 당장 함께 일하던 동료를 단번에 내치기도 모호하다. 그렇다고 시청자의 목소리를 묵인할 수도 없다보니 입장문을 낼 때도 단어 선택 하나하나가 신중해진다.

결론적으로 학폭 논란의 불똥은 방송국, 특히 KBS에게로 튀게 됐다. 금요드라마 ‘디어엠’의 경우 이미 촬영이 진행된 상태다. 편성이 밀리니 이와 관련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관련자 상당수가 피해를 입게 됐다. 방송이 한주 밀릴 때마다 물적 피해도 점점 커진다.

연예계 전반으로 학폭 의혹이 확산되며 옆에서 이 사태를 지켜보는 동종업계 관련자들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방송이 언제나 불확실성의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학폭 논란이 워낙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다.

한편 ‘디어엠’이 당초 오늘(26일)로 예정된 첫방을 미루게 되면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평소보다 시간을 앞당겨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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