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마를 소재로 한 범죄스릴러라는 장르적 유사성을 뛰어넘은 JTBC ‘괴물’-tvN ‘마우스’가 저마다의 강점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두 작품은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조직적인 글을 바탕으로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보험 범죄라는 소재를 내세운 웰메이드 장르물 ‘매드독’으로 호평을 받은 김수진 작가가 ‘괴물’을, ‘일지매’ ‘신의 선물’ ‘블랙’으로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해온 최란 작가가 ‘마우스’의 집필을 맡았다. ‘괴물’의 경우 ‘한여름의 추억’ ‘열여덟의 순간’으로 서정적인 작품을 연이어 보여준 심나연 PD가 연출을 맡아 감정선을 극대화시킨 연출까지 더해졌다.

‘연기 맛집’이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 향연도 완성도에 일조하고 있다. 화면에 보이지 않는 ‘숨은 1인치’의 서사에 대한 상상력을 배가시키는 것도 연기력이 몰입도에 한 몫을 하고 있는 셈. 언뜻 비슷해보이지만 서사를 풀어나가는 방식,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확연한 차이로 장르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두 작품을 비교해봤다.

여진구VS신하균→이승기VS이희준, 男투톱 활용법

‘괴물’은 기본적으로 한주원(여진구)의 시점에서 이동식(신하균)을 바라보게 된다. 이동식을 20년 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확신하는 그의 시선은 집요하다. 여기에 저마다의 모호한 서사를 가지고 가는 주변 인물들까지 더해져 미스터리가 배가된다.

지난 회에는 강민정(강민아) 사건의 진범이 아버지인 강진묵(이규회)라는 충격적인 반전이 밝혀졌지만 이동식이 어떻게 손가락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다. 주변인물들 역시 의문 투성이다. 필사적으로 이동식에게 충성하는 듯한 박정제(최대훈)을 비롯해 남상배(천호진), 이창진(허성태), 오지화(김신록), 황광영(백석광)의 모든 행동 끝에는 ‘왜’라는 질문이 남는다.

‘마우스’는 싸이코패스 한서준(안재욱)의 아들을 추적하는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서준으로부터 가족을 잃은 고무치(이희준)는 성지은(김정난)이 여태 죽었다고 거짓말 해왔던 한서준의 아들 재훈의 생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성인으로 성장한 재훈이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싸이코패스 중에서도 1%에 속한다는 프레데터와 동일 인물인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여기에 2회 말미에 재훈의 ‘나 같은 아이가 또 있다’라는 내레이션 후 정바름(이승기)과 성요한(권화운)이 한 프레임에 등장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캐릭터들의 성격은 비교적 명확해 보이지만 한서준을 뿌리로 시작된 사건과 인과관계가 뒤섞이며 시청자들의 추리에 불을 붙이고 있다.

19세 이상 시청가, 악셀밟은 장르물

두 작품은 모두 19세 이상 시청가(이하 19금)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살인사건이 등장하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19금' 편성은 진입 장벽이 높을 수 있다는 우려 이면에 강력한 한 방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셈이 되기도 했다.

수위 면에서 보다 강한 인상을 심어준 건 ‘마우스’였다. ‘마우스’는 아역 배우인 김강훈이 동물학대를 하는 장면이 묘사되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완성도를 위한 19금 편성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한서준의 아들이 유전적으로 사이코패스라는 설정을 전달하기에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괴물’ 역시 장르적 특성을 살리고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1~2회를 19금 편성했다. 이 결과 1~2회 엔딩 모두 특정 신체 일부를 전시하는 등 자신의 살인을 보여주는 범인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많은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우회하는 대신 '19금'으로 장르에 대한 정면승부를 시도하며 몰입도를 높이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매회 시청자와 두뇌 게임을 벌이는 듯 반전을 고듭하는 치열한 심리전이 서스펜스와 묘미와 재미를 높이는 중이다. 범죄스릴러의 외피를 둘러쓴 심리극이란 느낌이 짙은 이유다. 이는 작품의 품격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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