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게 전세계 최고 축구선수로 군림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올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30대 중반이 된 이들의 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한 걸까.

AP, AFP=연합뉴스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이 바르셀로나와 1-1로 비겼다. 1차전 원정에서 4-1 승리를 거둔 파리는 합계 스코어 5-2로 바르셀로나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리오넬 메시와 바르셀로나는 2006-2007시즌 이후 처음으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앞서 지난 10일 유벤투스는 포르투를 넘지 못하고 16강에 만족해야 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올시즌 챔스 여정을 마무리 짓게 된 것이다. 메시, 호날두 모두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지 못한 건 16년 만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축구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메시와 호날두는 챔스의 대표 얼굴이다. 메시는 챔스 통산 120골을 터뜨렸고 빅이어(우승 트로피)를 4번이나 들어올렸다. 또한 대회 역사상 유일하게 17시즌 연속 득점을 이어가고 있다. 호날두는 챔스 통산 득점 1위(135골), 우승 5번, 득점왕 7번을 기록했다.

1987년생인 메시, 1985년생인 호날두는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기량이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팀 내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메시는 올시즌 라리가에서 19골을 집어넣으며 득점 선두에 위치해 있다. 호날두 역시 20골로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 1위에 올랐다. 이들의 전성기는 지났지만 ‘축구의 신’ 자리에서 내려온 건 아니다.

다만 두 선수의 원맨쇼는 줄어들었다. 특히 이번 챔스 16강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메시는 2차전에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페널티킥을 넣지 못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호날두는 16강에서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3시즌 연속 16강 탈락하게 됐다.

AP=연합뉴스

메시, 호날두가 주춤한 사이 ‘영건’ 킬리앙 음바페와 엘링 홀란드가 떠오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각각 파리 생제르맹과 도르트문트를 8강에 올려놓았다. 음바페는 역대 최연소인 만 22세8 0일 만에 챔스 통산 25골을 넣은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 기록 보유자인 메시의 만 22세 286일보다 200일 이상 앞선 기록이다. 홀란드는 20세 231일에 20골 고지를 밟았다. 이 부문 2위는 음바페(21세 355일), 3위는 메시(22세 266일)다. 음바페와 홀란드가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들의 기록을 하나씩 깨고 있는 중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메시와 호날두에겐 해당되지 않는 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세대 교체는 항상 일어나고 왕좌에 오른 사람은 언젠가 내려오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메시와 호날두, 일명 ‘메날두’ 시대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여전히 두 선수는 최고 선수임이 틀림없다. 다만 왕좌를 물려줄 때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걸 두 선수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