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미혼모 사유리의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이 방송 전부터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11월 인공수정을 통해 얻은 아들 젠의 출산 소식을 전한 방송인 사유리가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을 앞두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비혼모 슈퍼맨이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방송도 시작하기 전에 사유리 출연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사유리의 사례가 자칫 비혼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슈돌’ 출연을 반대하는 측의 목소리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KBS 시청자권익센터 게시판에는 사유리 출연을 반대하는 글들이 연이어 게재됐다.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는 일부 시민단체가 관련 집회를 열었다.

‘슈돌’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히어로 ‘슈퍼맨’의 육아 도전기’를 그리고 있다.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출연해왔다. 재일 한국인 4세인 추성훈, 국제 결혼에 속하는 샘 해밍턴과 박주호, 근래 보기드문 다둥이 가족이었던 송일국 등이 그 예다.

다양성을 반영해온 ‘슈돌’에 사유리가 출연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 사유리의 비혼 출산 과정에 법적인 결함이 있거나 사회적인 물의에 속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유리 출연이 비혼을 부추긴다는 이들은 유독 ‘정상 가족’의 의미를 강조한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아니라고 해서 이분법적인 잣대로 ‘정상’ ‘비정상’을 구분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이미 혼인율과 출산율이 곤두박질 치고, 1인 가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부부와 아이가 한 세대를 이루는 전통적인 가족만이 정상이라면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예를 찾기가 더 힘들 지경이다.

물론 무엇이든 처음은 어렵다. 사유리도 이런 어려움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는 ‘슈돌’ 출연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아빠가 있는 것보다는 엄마가 혼자여도 열심히 살면 아기가 이해해준다고 생각해요. 아빠가 있는 게 최고겠지만 시선이 많이 변했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TV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사회가 변하는데 시대를 같이 지나고 있는 TV만 과거에 머물고 있다면 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사진=사유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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