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위키드'의 새로운 글린다로 배우 나하나가 열연하고 있다. 이제 막 10여편의 작품을 소화한 신예인 그가 '한국 대표 글린다' 정선아와 더블캐스팅 됐다는 건 여러모로 부담이 될 법하다. 하지만 나하나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며 팬들로부터 '찰떡 캐스팅이다'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정선아) 언니와 함께하는건 부담보다 너무 신났어요. 언니는 항상 뮤지컬스타였기에 더블을 하는 날이 왔다는게 너무 신기했죠. 연습실에서도 여러 번 말했어요. 언니는 글린다랑 진짜 비슷해요. 절 많이 도와주고 계세요.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에요"

글린다와의 높은 싱크로율은 나하나가 애초부터 글린다를 목표로 준비한 배우가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그는 엘파바의 동생 네사로즈 역으로 오디션을 봤고 추후 글린다 역 제안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볼때 네사로즈 역으로 넣었는데 글린다 역으로 다시 보라고 제안을 주셨어요. '내가 글린다를?' 하고 생각이 들었죠. 근데 오디션때 아니면 언제 해볼까 싶어서 엄청 열심히 준비했어요. 사실 붙으리라곤 생각도 안했어요. 글린다 이미지와 비교해서도 제가 너무 (키가) 크다는 생각도 했거든요. 또 클래식한 소리를 내는 보컬이 아니어서 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도 들었고요"

공연이 시작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이제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다. 힘든 배역일지라도 어느정도 적응이 됐을 시기지만 나하나는 "끝날 때까지 안 편할 것 같다. 매번 너무 긴장된다"고 여전히 설렘과 긴장을 느끼고 있었다. 하이텐션인 글린다를 연기하는것 자체가 어려울 뿐더러 대표곡 'Popular'는 여전히 숨차고 힘들다며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어려운 것과 별개로 어릴적부터 꿈꿔오던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더 잘하고픈 마음을 들게 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나하나는 이번 시즌을 제외하고 국내외에서 '위키드'를 네 차례 정도 관극할 정도로 팬이라고 밝혔다. 그가 그렇게 '위키드'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위키드'는 뮤지컬 지망생이었을 때부터 '넘사벽'같은 작품이었어요. 내한팀 왔을때 처음 접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잘썼다'는 생각 들었던 몇 안되는 작품 같아요. 대본이나 가사나 음악이나 뭐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하게 맞물린 작품이죠. 사실 하고 싶다는 것보다 그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었어요. 학생때 노래도 '위키드' 넘버로 많이 레슨받고 연습하고 그랬거든요"

"'위키드'가 좋은 작품인 이유는 가진 메시지가 다양해서인 것 같아요. 각자 중점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메시지가 작품 안에 많아요. 누군가는 엘파바에게, 누군가는 글린다에게 공감할 수 있죠. 둘의 성장에서 생각해보실 수도 있고요. 편견이나 선악에 대한 생각도 전하고요. 또 무거운 주제를 유쾌하게 사람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녹여낸 것도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위키드'가 가진 수많은 매력 중 나하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와 성장이었다. "사람은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는 것. 그게 가장 감동적인 것 같아요"라며 제일 좋아하는 장면으로 무도회장 신을 꼽았다.

"무도회장에서 같은 춤을 처음 공유할 때. 그 순간은 정말 명장면이에요. 완전히 다른 존재를 통해서 사람이 성장하고 다른 차원으로 나아가죠. 엘파바와 글린다가 같이 스탭을 내딛는 그 순간. 그때가 인간의 모든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한순간에 함축한 장면같아요. 그 순간을 너무 좋아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싱글리스트DB, 에스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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