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그룹이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을 포함한 18개국 부모와 아이, 성인 약 5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놀이 설문조사 ‘플레이 웰 스터디 2020’ 결과를 발표했다.

레고그룹은 놀이의 중요성을 환기하기 위해 2018년부터 전세계 부모와 아이,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5~6월에 진행된 ‘플레이 웰 스터디 2020’에는 한국(부모 1026명, 아이 710명, 성인 1004명)이 처음으로 포함됐으며 아시아태평양, 미주,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총 18개국이 참여했다.

사진=레고그룹 제공

# 단절 속 더욱 빛난 놀이의 힘…평상시보다 더 큰 효과 발휘

조사 결과 놀이의 힘은 단절 속에서 더욱 빛났다. 조사에 참여한 전세계 부모 10명 중 9명 이상이 집콕 장기화에도 놀이를 통해 아이와 유대를 쌓고(92%) 가족이 즐거움을 유지할 수 있었다(91%)고 답했다. 성인들의 경우에도 놀이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평상시(72%)에 비해 코로나19 하에서(81%) 특히 더 높게 나타났다.

놀이는 가족간 유대 강화뿐 아니라 정신 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부모 88%는 놀이가 건강한 감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 87%는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심시킬 수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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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부모 50% ‘공부보다 놀이 중요’ 아시아 유일…놀이 방법 고민은 가장 높아

한국 부모들은 놀이의 중요성과 놀이와 창의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조사대상국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치인 절반(50%)이 아이의 미래에 공부보다 놀이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다. 공부보다 놀이가 더 중요하다고 답한 아시아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놀이가 창의력 개발에 도움이 된다(96%)는 데도 대부분 동의했다.

아이들의 미래에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는 ‘창의적 자신감’(56%)을 꼽았다. 96%는 창의적 자신감 함양이 자녀의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으며 93%는 자녀가 창의적 자신감을 더 키우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국 부모들은 놀이와 창의적 자신감의 중요성은 높게 인식하는 반면 조사대상국 중 가장 많은 10명 중 6명(58%)이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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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어린이 10명 중 9명 “놀이 시간 더 필요”…창의적 자신감 최하위

나아가 한국 어린이들의 경우 10명 중 9명(90%)이 더 많은 놀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해 대다수가 놀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같은 문항에서 한국을 포함해 중국(95%), 홍콩(94%), 대만(91%)등 아시아권 국가가 대부분 상위권을 차지한 반면 영국(76%), 덴마크(76%), 독일(75%) 등 유럽권 국가 어린이들은 놀이 시간 부족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어린이들은 특히 가족과의 놀이 시간을 부족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가 너무 바빠서 함께 놀아주지 못한다’(89%), ‘가족과 함께 더 자주 놀고 싶다’(98%) 문항에서 조사대상국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영국과 덴마크, 독일은 두 문항에서도 모두 하위권을 유지했다.

창의적 자신감의 경우 전세계 평균 94%의 어린이가 스스로 창의적이라고 답한 데 비해 한국은 89%로 조사대상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 어린이 2명 중 1명(55%)은 남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싫어할까봐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남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하는데 두려움을 느껴 말하기를 망설인다고 답한 어린이도 10명 중 4명(42%)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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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76% ‘일상 탈출’ 꿈꾸고 명상보다 레고 선호…‘놀고’ 싶지만 사회적 눈치 의식

한국 성인은 전세계 평균(67%)을 크게 상회하는 76%가 일상 탈출을 꿈꾼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국가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높은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 한국 성인 10명 중 7명은 업무시간 외에도 이메일을 확인(73%)하고 일에 대해 걱정(64%)한다. 스트레스 해소 시간도 2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절반(46%)에 달해 전세계 평균인 2시간 이상(67%)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성인들에게 놀이는 추억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평균(73%)보다 높은 한국 성인 81%가 놀이가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해준다고 답했다. 창의력 증진(83%)과 두뇌 활성화(83%)도 놀이의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실제로 설문조사 국가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레고, 보드게임 등 아날로그 놀이(61%)를 즐기는 사람이 요가-명상(49%)보다 많았다.

놀이에 대한 갈망에 반해 심리적 제약은 높게 나타났다. 한국 성인 10명 중 6명(58%)은 성인이 노는 것이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응답해 중국(7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놀이(62%)는 한국 성인들이 어린 시절로 가장 돌아가고 싶은 이유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창의적 자신감도 성인이 될수록 낮게 나타났다. 스스로 창의적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한국의 경우 유년기 80%, 청소년기 78%, 성년 이후 66%로 전세계 평균(각각 88%, 86%, 79%)에 비해 가파르게 낮아졌다. 창의적 자신감 부족으로 꿈을 포기한 경험에 대한 응답은 중국(72%), 한국(61%), 홍콩-대만(60%)로 아시아권 국가가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권은 우크라이나(41%), 러시아(44%), 덴마크(45%), 미국(47%), 영국-독일(49%) 등 유럽권 국가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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