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극중 결말 이후 크리스틴은 어떻게 살게 됐을까 생각해본다는 임선혜. 그만큼 '팬텀'에 대한 애정은 무대에 설 때마다 깊어졌다. 더군다나 이번 시즌은 이전과는 달리 모든 연습에 함께했다. 임선혜는 "남다른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번 시즌은 동료애가 남달랐던 것 같아요. 사실 뮤지컬을 못하게 되기 전에 그걸 꼭 경험하고 싶었거든요. 서로 어려워하지 않고 동료로 지낼수 있는 것. 이방인이 아니라 섞여서 같이하고 싶었어요. 소프라노가 아닌 배우로서 녹아들길 바랐죠. 사실 제가 이름을 잘 못 외우는데 지금은 다 외우고 장난도 치고 그래요. 그런게 너무 좋아요. 함께하는 작업을 좋아해서 제 직업을 좋아했다는걸 알게 됐어요"

임선혜는 '팬텀' 뿐 아니라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 녹음,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OST 등 참여 영역을 넓혔다. 흔히 말하는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임선혜는 "좀더 접근성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이를 설명했다.

"사실 꼭 클래식이 대중화가 돼야 하는건 모르겠어요. 대신 여러 장르를 치우치지 않고 한번쯤 맛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좀 더 접근성이 있으면 좋겠다 싶고요. 매체 영향력도 중요해요. 클래식 전문채널도 굉장히 적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신경 써주시면 좀 더 유익한 것들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클래식을 접하지 못한 분들이 계시면 제일 잘한다고 알려진 공연에 가보시길 추천해요. 사전 공부도 하지 마시길 바라요. 그 음악이 자기한테 어떤 느낌을 주는지 느껴야 해요. 근데 클래식을 모르면 그 안에 섞이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사실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선 사전 지식 모르고 오신 분들이 어떤 것들을 담아가실까 하는게 제일 궁금해요. 자기만의 것을 담은 다음에 그 곡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공감하면 더 재밌는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코로나19 여파로 일정 변경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임선혜는 올해 독일 '헨델 페스티벌' 폐막 공연 리사이틀, 스페인과 러시아 등 유럽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외 다수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아직 소프라노로서 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량이 여전하다. 하지만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는 조금씩 은퇴 이후의 삶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20주년 지나고부터는 '내가 노래를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거의 매일 들어요. 그럼 난 뭘 할 수 있나. 할 줄 아는게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내가 가진 재능이 노래에만 한정됐구나 싶어요. 그래서 이게 더 소중해지기도 하고요" 

"꿈이 있다면 클래식 음악프로그램 진행? 내가 할 수 있는것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또 최근같은 코로나 시대에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게 어느 때보다 감사하고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어떤 공연이든 더욱 더 진심으로 하게된 것 같아요. 무대에 서면 항상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근데 요즘은 역으로 관객들에게 위로 받아요. 그런게 공존하면서 모두를 정화하게 되는 시간인 것 같아요"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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