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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노트] EPL '빅6' 탈퇴...1차전 끝난 '슈퍼리그' 후폭풍, 이제 2차전 돌입

전세계 축구계를 들썩이게 했던 유러피언 슈퍼리그(ESL)의 천하가 이틀 만에 끝났다. 하지만 이제 1차전이 마무리 됐을 뿐이다. 앞으로 ESL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AP=연합뉴스

21일(한국시각) ESL 출범 멤버 12팀 중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첼시, 리버풀, 토트넘 홋스퍼 등 ‘빅6’가 ESL 탈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팬들의 거센 반발과 영국 정부의 개입으로 압박을 받자 백기를 들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3개 구단과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AC밀란, 인터밀란 등 3개 구단만 ESL에 남게 되면서 정상적인 리그 운영은 어려워졌다.

결국 구단들의 철회 발표 몇 시간 뒤 슈퍼리그 측도 “프로젝트를 재구성하기 위한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사실상 리그 출범 작업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그 창설을 주도했던 레알마드리드 페레즈 회장도 유럽축구연맹 등의 거센 비판 속에 사면 초가에 처하게 됐다.

AP=연합뉴스(세페린 UEFA 회장)

지난 19일 12개 팀은 ESL 출범을 선언했다. 코로나19 여파에 재정적 위기, UEFA와 FIFA의 경기 수 증가 등이 ESL을 만든 이유였다. 소위 ‘빅클럽’이라고 불리는 12팀은 미국의 JP모건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이틀 만에 틀어졌다.

UEFA와 FIFA는 ESL에 참여하는 구단의 선수들이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뛰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엄포했고 선수들도 ESL이 축구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팬들의 시위, 유럽 국가 정부들의 개입이 ESL을 흔들었다.

ESL은 NBA(미국프로농구), MLB(미국프로야구) 같은 미국식 프랜차이즈 스포츠 시스템을 가져왔다. 미국식 시스템은 강등이 없고 프랜차이즈 구단들끼리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여기에 엄청난 돈이 오고 간다. 20팀이 참여하는 ESL은 미국식 시스템에 유럽식 시스템을 더했다. 출범 멤버 12팀에 3팀을 더해 15팀이 영구적으로 리그에 참여하며 5팀이 계속 바뀌는 운영 방식이다.

사진=슈퍼리그 홈페이지 캡처

이런 시스템이 유럽에 통할지 의문이었고 결국 미국식 시스템은 완전한 유럽식 시스템에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ESL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이제 1차전이 마무리 됐을 뿐이다. 앞으로 탈퇴를 선언한 팀들에게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고 ESL에 남은 팀들은 다른 방법으로 리그를 운영할 계획을 생각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빅클럽과 UEFA, FIFA의 싸움이었다. ESL 측은 돈이 아닌 축구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리그를 출범했다고 하지만 기득권층이 더 많은 수익을 원해 ESL을 만들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빅클럽은 중계권료 등 수익 배분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UEFA가 네이션스리그를 만들면서 A매치 수가 늘어나 구단의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에 반기를 들기도 했다. 수년 간의 물밑 작업 끝에 폭탄을 터뜨렸지만 이를 반기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ESL은 새로운 구조로 다시 출범할 필요가 있다. 또한 UEFA와 FIFA도 생각을 달리 가질 필요가 있다. UEFA는 현재 승자처럼 보이지만 그들 역시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조별리그 32개 팀에서 36개 팀으로 늘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개편안을 발표한 UEFA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는 이는 많지 않다. 경기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선수들은 피로해지고 자국 리그 스케줄도 빡빡해지지만 UEFA는 돈을 더 벌어들일 수 있다. 이젠 UEFA도, FIFA도, ESL도 축구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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