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뮤지컬 배우로서 코로나시대를 마주하다보니 작품 하나 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검은사제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코로나시대에 힘든 내 정서를 바꿔주고 환기시켜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는 그는 작품이 지닌 희망적인 의미들을 되짚었다.

"마음속에 누구나 아픔이 있잖아요. '검은사제들' 속 구마를 승리하는 드라마를 통해서 그런 아픈 것들이 조금이라도 녹았으면 좋겠어요. 작품 보면서 인류애를 느낄 수도 있죠. 희망적인 것들, '그래도 세상이 살만 하구나' 하는 것들 말이죠. 힘듦을 저희 작품 보면서 다 구마로 털어내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2008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해 14년차 배우활동을 하고 있고 2020년 '시라노'로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형균의 스펙트럼은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다. JTBC '팬텀싱어2'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에델 라인클랑(조형균, 김동현, 안세권, 이충주) 멤버들과 함께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꾸몄다. 성악가들과 함께 하다보니 음악적으로, 인생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얻는 기회가 됐다. 

"멤버들은 이제 가족이죠. 그 친구들도 치열하게 살아왔어요. 음악 외적으로 인생에서 배우는 점이 많아요. 또 방송의 힘을 느끼기도 했어요. 집 앞에 마트 사장님이 이제는 알아보세요. 부모님도 공연보다 '팬텀싱어' 방송 때 더 좋아하시고요. 테너하는 친구(안세권)한테 간간이 노래도 배우고 있어요. 언젠가 써먹을 날이 오겠죠"

연기적으로도 도전할 부분은 많이 남아있다. 오는 5월 뮤지컬 '나빌레라'와 '마마, 돈크라이'를 통해 '검은사제들'과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인다. 자신의 최대 단점이 "뚜렷한 색이 없는 것"이라는 조형균. 오히려 그 점이 배우로서 다양함을 품을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저의 최대 단점은 뭔가 뚜렷한 색이 없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래서 캐릭터 차이가 많이 나는 걸 하는 것 같아요. 비극을 하면 다음에 희극을 하고 싶고. 어떤 배우가 되자는 것보다 계속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자는 생각이 있어요. 언젠가 저랑 맞는 색깔이 나타나겠죠"

"연기적으로 '저기서 저렇게 한다고?'하고 느껴지는 부분에서 감동을 많이 받아요. 싸이코패스 연기도 재밌을 것 같아요. 울어야 할 타이밍에 웃고 이런게 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하다 싶어요. '추격자' 속 하정우 배우나 '보건교사 안은영' 속 정유미 배우 연기도 너무 좋았어요. 근데 귀신과 관련된건 하기 싫어요. 지금 '검은사제들' 영신 역(박가은, 장민제, 김수진)이 너무 잘하는데 진짜 어려운 연기예요. 목도 많이 나가고. 다 정말 잘하는데 저는 하기 싫어요(웃음). 멘탈이 힘들 것 같아요" 

사진=라운드테이블(허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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