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 그 자체 강하늘이 자신과 닮은 캐릭터로 돌아왔다. 그는 28일 개봉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로 ‘청년경찰’ ‘기억의 밤’ 이후 4년 만에 주연으로서 관객들을 만난다. 깨끗하고 맑은 강하늘의 영혼이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 담겨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강하늘)와 소희(천우희),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한 그들이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다. ‘스물’ ‘쎄시봉’ ‘동주’ ‘청년경찰’ 등에서 다양한 청춘의 자화상을 그려온 강하늘이 불확실한 내일에 흔들리는 삼수생 영호로 분했다. 남들과 다른 속도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그의 성장은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빈칸이 많은 시나리오, 캐릭터여서 좋았어요. 제가 최근에 본 작품 대부분 요즘의 느낌들이 확실하더라고요. 기승전결이 확실하거나 주고자 하는 메시지, 연기 톤 등이 하나하나 정확하고 한번에 이해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들보다 빈칸이 많은 작품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 작품이 저한테 뜻 깊게 다가왔고 다른 작품과 결이 다르다고 느껴졌죠”

“이 작품으로 열심히 노력한다는 느낌보다는 빈칸을 채우기 위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했어요. 저 이 영화가 ‘여백의 미’를 가졌다고 생각했어요. 그 느낌을 최대한 살려보려고 노력은 했어요. 영호라는 캐릭터를 만나 편하게 보이게 하려고 했는데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어요. 공부에 소질이 없는 건 영화와 제가 일치하는 부분이죠.(웃음) 저도 영호처럼 상상력이나 섬세한 마음 표현이 뛰어났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을 통해 강하늘을 천우희와 첫 호흡을 맞췄고 특별출연한 강소라와 ‘미생’ 이후 오랜만에 만났다. 영화에서 강하늘과 천우희는 멀리 떨어져 있고 강하늘과 강소라는 붙어 다닌다. 비록 몸과 마음의 거리는 달랐지만 강하늘은 두 배우와의 호흡에 만족해 했다.

“천우희 배우님의 내레이션을 듣는데 직접 만난 것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줬어요. 목소리만 듣고 상상하며 연기해야 하니 더 많은 게 떠오르는 거예요. 제가 표현하는데 제약없이 할 수 있었어요. 감정선을 1에서 3단계까지 나눠서 찍었는데 현장에서 우희 배우님 연기를 보고 감독님 디렉션을 믿으며 연기했어요.”

“(강)소라는 ‘미생’에서 친구가 돼 오랜만에 만났는데 너무 잘 맞아서 이번엔 케미 그 이상이었죠. 포장마차 신을 찍는데 ‘미생’ 때가 생각나 서로 입이 터진 거예요. 많은 분들이 저희 이야기 끝날 때까지 기다리시더라고요. ‘죄송합니다’ 하고 바로 열심히 촬영했어요.(웃음) 그 정도로 오랜만에 만났지만 얼마 전까지 본 친구 같았어요. ‘미생’ 때 생각도 많이 났어요. 그때는 정장만 입고 나왔는데 복고 의상을 입고 만나니 신기했어요.”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2003년을 배경으로 한다. 그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강하늘은 그때의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영호에 어린 영혼을 투영했다. 또한 천우희, 강소라 캐릭터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영호를 바라보며 강하늘 본인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이야기를 전했다.

“저는 영호를 연기할 때 제가 기억하는 그 시절을 다 꺼냈어요. 다른 작품 캐릭터는 그 캐릭터에 맞게 표현하려고 했다면 영호는 저를 조금이나마 대입하려고 했어요. 그 시절 감정을 느끼기 위해 ‘내가 어떻게 했지?’ ‘나라면 어떻게 했더라’ 생각했어요. 2003년을 생각하면 중학교 1학년이었고 한일월드컵 1년 후였으니…’Be the Reds’ 옷을 계속 입고 다녔어요. 그때만 해도 제가 많이 통통했어요. 당시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소희, 수진(강소라) 모두 정제되지 않은 갈팡질팡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얘를 좋아해’ 이런 확실한 감정보다는 ‘왜 저 사람 생각이 계속 들지’ ‘얘는 또 뭐지’ 이런 시점에 멈춰있는 것 같아요. 제가 두 사람 사이에서 한명만 선택한다면 어렵지만...수진이?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웃음) 부산에 있는 소희와는 장거리 연애잖아요. 같이 옆에 붙어있는게 재미있는 일이 많아지지 않을까요?”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소니픽쳐스, 키다리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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