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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그레이트 코멧' 고은성 "20대는 아나톨, 지금은 집돌이 피에르예요"

"공연장에 매일 설레면서 오기 쉽지 않은데 '그레이트 코멧'은 집에서 피곤하다가도 극장에 오면 몸이 갑자기 아나톨이 돼요. 너무 재밌게 공연하고 있고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 아쉬워요"

뮤지컬 배우 고은성이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을 통해 그 어떤 작품에서보다 팬들과 가까이 마주하고 있다. '그레이트 코멧'이 객석 전체를 무대로 활용하기 때문. 독특한 방식에 낯설어하는 관객들도 있지만 참여하는 배우로서는 새로움에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공연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금 색다르죠. 스스로 자기를 3인칭 시점으로 말하기도 하고. 인물들이 보여지는 방식이 다른 공연과 달리 새롭고 신선해요. 배우 입장에서는 재밌어요. 다만 이 공연에 관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그럴 수 없는 상태다보니까 그게 아쉬워요"

고은성은 젊은 장교이자 바람둥이 매력남 아나톨 역을 맡았다. 여심을 자극하는 훈훈한 외모가 캐릭터와 딱이다. 하지만 극 전체에서 보면 자칫 얄밉게 비춰질 수도 있기에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고은성 역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입대 전에 군인 역을 했었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 페뷔스. 근데 아나톨도 군인이죠. 저는 일반적인 캐릭터보다는 전형적으로 굳어진 인물들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요. 보이는 것과 달리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다들 각자의 사연이 있잖아요. 그 과정을 보여주면 설득이 되는거죠"

"아나톨은 매력적인 바람둥이 군인 장교로 설명되지만 그렇게 보여지기까지 많은 상황과 이유가 있을거예요. 그걸 나름대로 상상해보고 여러 배우들과 연습실에서 만나고 부딪히면서 받는 기분들과 느낌들, 그런 것들이 채워졌을때 재밌는 인물, 매력적인 인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아나톨에 어울리는 외모를 위해 좋아하는 웨이트 운동도 줄여가며 싱크로율을 맞춰갔다. 무대에서는 고은성이 곧 아나톨이 돼야 했지만 그는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많이 닮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아나톨에 빠져들 수 있었다.

"저는 아나톨처럼 무모하게 선택하고 모든걸 걸지는 않는 것 같아요. 집에서 넷플릭스 보고 혼자 배달음식 먹고 집돌이처럼 살거든요. 그래서 사실 피에르가 더 공감갈 때가 많아요. 20대의 저는 아나톨처럼 호기심도 많고 순간의 즐거움으로 인해 앞뒤 안 재고 직진하기도 했어요. 아나톨도 무모하고 철이 없죠. 근데 이젠 '나라면 저러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제가 하는 선택이 아니고 무대 위 아나톨이 하는거니까. 그런 부분에서 오는 재미가 있어요.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 

'그레이트 코멧'은 배우들이 직접 여러 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고은성이 맡은 아나톨은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켜야한다. 초등학교 시절 잠깐 바이올린을 배운적 있다는 그는 "관객들에게 엉터리 연주를 들려드리기가 너무 죄송스러웠다"며 최대한 연주 실력을 끌어올리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공연 전에 연습을 꽤 많이 했어요. 연습을 하고 녹음해서 홍광호 형한테 보낸적이 있는데 '이거 아쟁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바이올린은 활 긋는걸 연습하는데 몇달이 걸려요. 그게 흔들려서 또 아쟁소리가 나요(웃음). 손가락 짚는 것도 너무 예민해요"

"관객분들이 돈내고 와서 엉터리 바이올린 연주를 보게 한다는게 너무 죄송스러웠어요. 왜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이어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훗날 언제 필요할지 모르니 앞으로도 할 수 있는건 최대한 놓지 말고 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무대에서는 그냥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죠"

'그레이트 코멧'은 유독 배우들의 체력소모가 심한 작품이다. 즐겁게 파티를 하며 뛰어다니는 시간이 꽤나 길다. 고은성 역시 가장 힘든 점으로 '더운 것'을 꼽을 정도였다. 여러가지로 도전을 안겨다 준 작품인 만큼 남다른 의미가 있을 법하다. 

"전 사실 작품 하나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고는 생각 안해요. 이런 것들이 조금씩 쌓여서 나중에 다가오는거죠. '그레이트 코멧' 같은 경우는 고은성이 공연장에서 즐겁고 긍정적으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배우다 라는 걸 보고 가시면 만족할 것 같아요. 또 '그때 참 좋았다' '다시 한 번 가볼까' 해서 찾아와 주신다면 그것 만으로 감사할 것 같아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지선미(라운드테이블)

장민수 기자  kways123@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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