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업계 고스트 라이터는 정말 존재할까.

8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대형기획사와 관련된 유령작사가의 정체를 알아본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K팝 업계의 ‘고스트 라이터’ 문제를 겨냥한 질문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지난 3월, 한 SNS에는 K팝 작사업계의 부조리함에 대해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았다.

‘익명의 케이팝 작사가 대리인’이라는 계정에 등록된 글에서, 글쓴이는 신인 작사가들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작사학원에서 수강생들의 작품을 이용해 학원 측에서 공동작사가로 이름을 올리고 저작권 지분도 가져가고 있는데, 이러한 작사학원의 행태는 ‘갑질’이라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기획사에서 의뢰해 온 K팝의 가사 제작을 위해, 학원 측에서 마음대로 수강생들의 가사를 채택 조립하는가 하면, 완성된 노래에 대한 작사비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익명의 케이팝 작사가가 문제를 제기한 작사학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이 글이 퍼져나가자 몇몇 작사학원에서는 해당 사실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견해를 밝힌 한 작사학원이 있었다.

이 학원의 대표는 400여 개 K팝 곡들을 작업해 온 유명 작사가 김 원장(가명)이었다. SNS 폭로 이후 그 학원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다. 초고를 만든 수강생들의 동의도 없이 공동작사가로 자신을 올리고, 저작권 수입의 기준이 되는 저작권 지분율의 경우에도 아무런 설명이나 상의 없이 김 원장 혼자 결정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이런 학원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제보자들이 공통으로 궁금해하는 사실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작사가의 존재였다. 만든 노래마다 항상 김 원장과 함께 공동작사가로 이름을 올린 미지의 작사가.

김 원장의 학원 소속으로 알려져 있으나 수강생들도 직접 만나본 적이 없고, 실체를 모른다는 이 작사가는 누구일까? 이 작사가는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 그룹의 노래로 데뷔해 십 여 개의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업계에선 실제론 가사를 쓰지 않음에도 저작권 지분을 가져가는 사람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김 원장 측은 수강생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을 뿐이며, 지금은 잘못된 일들은 바로잡았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문제가 된 정체 모를 작곡가는 김 원장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실제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작사가는 유명 기획사에서 스타 가수들의 음악 활동 전반을 기획하는 A&R(Artists and Repertoire)팀 책임자의 부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녀가 작사에 참여한 곡들은 모두가 남편이 관리하는 유명 가수들의 노래였다.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대형기획사와 연루된 ‘유령작사가’의 정체를 추적하고, K팝을 사랑하는 창작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K팝 업계의 부조리한 관행은 없는지 파헤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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