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안성기가 이번엔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장르와 규모에 상관없이 참여해왔지만 이번엔 유독 쉽지 않은 상황에서의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선뜻 응한건 영화가 가진 진정성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시나리오 완성도가 좋았어요. 거기에 등장하는 오채근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보여지는 것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요. 전 항상 시나리오 자체의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봐요. 이야기가 확실히 진정성이 있고 완성도가 있다면 주저할 이유가 없죠"

저예산 작품이라 어려움이 많을 것이 예상됐다. 그럼에도 노개런티를 자처하고 참여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투자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본인은 투자자라는 말에는 민망해했지만 그만큼 영화에 대한 진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애초부터 저예산 영화라는걸 알았으니 (노개런티로 참여했죠). 투자자라는 말은 좀 그래요(웃음). 촬영에 어려움이 많았죠.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고 할 수도 있어요. 분장이나 의상 팀도 따로 없었거든요. 이런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이 다 각자 알아서 준비했어요"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다. 오채근은 죄의식 없이 살아가는 그날의 가해자들에게 단죄를 내리려는 인물이다.

여전히 그날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 만큼 끊임없이 여러 작품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사건이다. 1952년생인 안성기 역시 20대 시절 직접 그 시간을 지나왔다. 그는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 시기에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을 촬영하고 있었어요. 근데 촬영 중에 들어오는 소식들은 나라에서 만든 소식이었죠. 정확한 사실은 알 수가 없었어요. 저도 진실은 한참 뒤에야 알 수가 있었죠"

그 때문인지 안성기도 5.18 사건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나 영화의 메시지처럼 가해자들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 광주 시민들에 대한 위로와 공감도 느끼고 있었다. 

"시대가 많이 변하고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그날의 아픔과 고통은 남아있어요. 특히 광주에서의 시사회 때 그분들이 많이 우시고 슬픔이 있다는걸 봤죠. 진정한 반성이 있으면 용서가 되리라 생각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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