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故 손정민씨와 관련한 CCTV가 공개되면서 사건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11일 KBS뉴스는 사건 당일 손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의 행적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해 일부를 공개했다. 원본은 사건 당일 새벽 5시25분부터 아침 6시5분까지 40분간 반포나들목 CCTV에 기록된 영상이다.

앞서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새벽 4시30분 일명 '토끼굴'이라고 불리는 반포나들목 CCTV에는 A씨가 홀로 집에 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KBS가 공개한 영상에는 5시52분께 부모로 추정되는 이들 앞에서 무릎 꿇고 앞으로 절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빠르게 유포된 동영상 클립을 확인한 시청자와 네티즌들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바깥에서 저렇게 무릎 꿇을 일인가?" "잘못을 이실직고한 건가" "당시 상황을 재현한 것이 아닌가" "술에 취해서 저런 행동을 한게 아닌가" 등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3~4분쯤 앞선 시점부터 담긴 풀 영상을 살펴보면 사죄나 이실직고 의미의 무릎꿇기가 아님이 드러난다.

이날 5시30분 부모와 함께 한강공원에 도착한 A씨는 5시34분께 부모와 헤어져 혼자 걸어오다 5시38분 고인의 아버지인 손현씨와 맞닥뜨렸다. 직전에 A씨의 어머니로부터 “정민이가 사라진 거 같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아들을 찾으러 나와 경황이 없던 손씨가 “네가 정민이 친구니?”라고 묻자 짧게 “녜”라고 대답한 뒤 지나쳤다.

10여 분 뒤인 5시49분께 반포나들목 CCTV에 포착된 A씨는 비틀비틀 걸어가다 갑자기 공원 한복판에 대자로 누워버린다. 그러더니 몸을 일으켜 세워 주저앉아 있다가 왼쪽편에서 등장한 아버지가 어깨에 손을 대며 뭐라고 하자 일어난다. 다소 절뚝거리며 아버지와 무언가 대화를 나누던 A씨는 5시52분께 공원 오른쪽 편에서 걸어오는 어머니에게로 다가가더니 함께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온다.

세 사람은 심각하게 얘기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고 갑자기 A씨가 땅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는 모양새다. 그러더니 다시 일어나 부모와 함께 5시55분께 공원 왼쪽 방향으로 함께 이동한다.

한편 A씨 측은 손씨를 찾기 위해 이날 새벽 한강공원에 갔다는 입장이다. 반면 손현씨는 “정민이가 집으로 간 줄 알고 귀가했다”던 A씨가 느닷없이 친구를 찾기 위해 다시 한강공원으로 온 점, 아들의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음에도 3차례나 (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지 않고 네 번째에서야 받은 점, 자신과 마주쳤을 때 아들의 휴대폰을 건네지 않은 점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KBS뉴스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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