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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낫아웃’ 정재광 “전주 배우상→영화 개봉,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90년생이 온다’는 책이 있다. 90년생이 세상의 트렌드를 이끈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다. 여기 앞으로 충무로를 이끌 90년생이 있다. 바로 6월 개봉하는 영화 ‘낫아웃’으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을 받은 정재광이다. 충무로가 ‘낫아웃’을 통해 또 한명의 원석을 발견했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3관왕을 차지한 ‘낫아웃’은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에서 탈락하게 된 고교 야구부 유망주 광호(정재광)가 야구를 계속 하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영화를 위해 25kg가량 체중을 늘리고 실제 야구 학원을 다니며 한 달 내내 연습에 매진하며 캐릭터를 완성시킨 정재광은 광호를 심도 깊게 표현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저희 영화가 촬영 중간에 코로나가 터져서 어렵게 진행됐지만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언제 영화가 개봉할지 정말 걱정됐는데 다행히 전주국제영화제 초청됐고 배우상 등 3관왕이라는 값진 성과도 얻어 행복해요. 여기에 6월 개봉까지 앞두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전주에서 첫 GV날 영화를 처음 봤어요.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우시는 관객분들도 계셨어요. 프로야구선수가 꿈인 광호를 보면서 부모님, 취준생, 회사원, 입시생 너나 할 것 없이 공감하셨던 것 같아요. 제 바람은 이 영화가 관객분들에게 희망, 위로가 됐으면 하는 거예요.”

“시나리오상에는 128신이었는데 98신으로 수정했어요. 그 많은 신을 제가 온전히 끌어가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죠. 이 산을 넘어야 제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정곤 감독님과 4-5년 전에 같이 작업하자고 약속을 했어요. 감독님께서 결혼식 전날 저를 찾아와 시나리오를 주더라고요. 인생 가장 중요한 날을 앞두고 저를 찾아오셨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정말 감사했죠.”

정재광은 광호를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다. 그와 성격이 달랐고 광호의 행동이 너무 과감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어렸을 때 광호 같은 시기를 겪었다. 누구나 19세에서 20세가 되는 시기에 진로와 학교를 결정하고 현실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 마음으로 정재광은 광호에 스며들어갔다.

“촬영하면서 걱정했던 건 비호감이었어요. 저는 광호를 처음 만났을 때 비호감 캐릭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광호가 너무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애 같았으니까요.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광호가 왜 프로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방황하고 가짜 휘발유를 밤마다 파는지 조금은 이해가 됐어요. 광호는 지금까지 야구만 했잖아요. 드래프트 탈락 후 대학 진학 아니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까 두려웠겠죠. 보면 볼수록 연민이 가는 캐릭터예요.”

“저도 광호 같은 시기가 있었어요. 중앙대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연기학원 원장님, 학교 선생님 등 모두가 ‘너는 그 학교 못 간다’고 했어요. 주변에 저를 지지해준 사람이 없었죠. 오로지 부모님만 저의 꿈을 응원했어요. 연기가 정말 하고 싶었는데 입시에서 혹시나 떨어질까봐 하는 두려움을 가졌죠. 그때의 마음을 광호에 이입했어요. 광호가 불법적인 일을 하는 건 잘못된 일이지만 순수한 아이로 보셨으면 좋겟어요. 어린 아이에게 인생의 방향을 가르쳐줄 좋은 어른이 없었으니까요.”

이정곤 감독은 2016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난이대’로 주목받은 정재광의 능력을 한눈에 알아봤다. 결혼식 전날에 정재광에게 시나리오를 건넬 만큼 그는 정재광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컸다. 정재광은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제대로 광호로 변신했다.

“2016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수난이대’로 우연치 않게 감독님을 만나게 됐어요. 그때 제가 극악무도한 역할을 맡았는데 그걸 좋게 보셨나봐요. 제 눈에 순수함이 담긴 것 같다고.(웃음) 감독님께서 광호 역을 위해 태닝을 부탁하셨고 같이 전국야구대회를 둘러봤어요. 관중석에 키가 크고 여드름 많은, 피부도 검은데 눈은 성인 남자 같은 학생이 보이더라고요. 순간 저 친구를 모델로 삼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는 가만 있을 때 강하게 보였는데 친구들과 있을 때는 한없이 순수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이 광호에게도 담기길 바랐죠.”

“이정곤 감독님이 자크 오디아르의 ‘예언자’를 추천해주셨고 저는 ‘폭스캐처’의 채닝 테이텀을 주의깊게 봤어요. 채닝 테이텀이 투박하고 퉁명스럽게 나오잖아요. 그런 표정이 광호에게 담겼으면 했어요. 그래서 촬영 현장에서 ‘폭스캐처’ OST를 늘 들었어요. 몸을 키워야해서 하루에 네 끼 먹고 오전에는 근력, 오후에는 야구 트레이닝, 주말에는 수염 왁싱과 태닝. 한 달 반 동안 그렇게 살았어요. 제가 이 영화를 찍고 바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했는데 광호 이미지가 드라마 캐릭터에도 묻어나요. 그 모습이 또 ‘범죄도시2’로 이어졌어요.”

②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최은희 기자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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