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금 가격이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다시 반등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 금'으로도 불리며 일각에서 금의 대체재로 거론되는 비트코인은 급등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56% 오른 6만8천200원에 마감하며 사흘 연속 상승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8일의 6만832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고점(1월 6일 6만9230원)에 바짝 다가섰다.

연저점인 3월 5일의 6만2300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10% 가까이 올랐다. 대표적 실물 안전자산인 금은 위험자산과 가격이 반대로 움직인다.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 강화에 금은 상대적 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지난 2월 중순부터 금리와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금값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3월 초 국내 금값은 작년 3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금은 이자가 없어서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내리고, 보완재 성격의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올라도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금리와 달러 가치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금 가격은 반등했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이에 대비하는 헤지 수단으로도 금이 부각됐다.

국내 금값에 영향을 주는 국제 금값도 강세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6월물 가격은 온스당 1,867.6달러로 종가 기준으로는 1월 7일(1,913.6달러) 이후 가장 높았다.

금 가격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은 가격도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를 타고 연고점 수준으로 올랐다. 향후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유입으로 금과 은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금값 하락이 뚜렷하게 대비됐으며 마침 비트코인 상승세가 주춤한 와중에 급값은 반등하고 있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은 한때 개당 8000만원을 웃돌았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18일 오후 기준 1비트코인은 5500만원대 안팎에서 거래됐다. 역사가 짧고 가격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전통적 실물 안전자산인 금을 대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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