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어떤 새로운 직업군이 나왔거나 드라마틱한 직업군이 나왔을 때 조금더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조사를 하는 편이에요. 본격적으로 드라마를 써야겠다고 마음 먹어진 건 2015년 하반기에 김새별 작가 에세이를 읽으면서 부터였어요. ‘실제 유품정리사들이 현장에 가서 이런 마음을 갖는구나’,’유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럴 수 있구나’ 싶었죠”

‘드라마는 희망적이어야 한다’를 룰이 있다. 유일하게 넷플릭스만 관심을 보였다는 ‘무브 투 헤븐 :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유품정리사, 즉 죽음과 맞닿아 있는 소재를 표방한다. 그간 금기시하던 소재를 다루며 윤지련 작가에게도 몇 번의 용기가 필요했다.

“대중들의 시름도 잊게 해주고, 행복을 위한 판타지를 제공하는게 드라마의 책무잖아요, 저도 굉장히 고심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로 만들기) 힘들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렇지 않다’고 저 스스로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죠. 그래서 좌절도 많이 했고요. 포기하려는 찰나에 넷플릭스 측에서 같이 하고 싶다고 제안을 해줬어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을 하고 도전을 하게 됐어요. 기획 의도대로, 작가 의도대로 가는 게 맞는 거 같다고 그 방향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고 믿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으로 완성된 ‘무브 투 헤븐’은 국내는 물론 태국, 일본 등 넷플릭스 스트리밍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시청자들에게 전달된 셈이었다. 정작 윤지련 작가는 “저는 SNS를 안 해서 잘 와닿지는 않아요”라고 털어놨다.

“대신 주변에서 열심히 들려주고 계세요.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봐주시는 분들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따뜻하게 느껴주시는 거 같아요. 지치지 않고 끝까지 재미있게 봐주셔서 작가로서 제일 감사한 부분이에요. 굉장히 한국적인 소재고 이야기라서 외국 시청자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았어요. 위로가 필요한 분들, 열심히 사는 평범한 시민들이 잠들기 전에 한편씩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의도를 가진 작품이 꼭 작품성 혹은 재미와 귀결되지 않는다. 우선 드라마라는 전제가 있었기에 윤지련 작가 역시 ‘재미’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시청자를 붙들고 있는 힘이 중요했기 때문.

“각 에피소드와 주인공 스토리 비율을 얼마나 배분할지 고민이 컸어요. 거의 5대5, 6대4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죠. 극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많이 담당을 하긴 했지만, 에피소드도 매화 완벽한 기승전결이 있어야 했으니까요. 유품정리사의 시선을 시청자들이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들이 좀 더 이해 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향해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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